[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6.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6.9

정세균 “일정 조정할 규정 있어”

대선 후발주자 등도 연기 무게

이재명측 “코로나와 무관” 반대

송영길 “대선 승리가 중요 기준”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여당 내 대선 경선 연기론을 둘러싼 대립 구도가 첨예화되고 있다. 부동산 전수조사에 따른 탈당 조치를 두고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또다른 갈등의 불씨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민주당에 따르면, 대선기획단이 내주 중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선 연기에 대한 주장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경선 연기에 힘을 실으면서 ‘반(反)이재명 전선’이 구축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대두된다.

민주당은 당헌·당규를 통해 대선 후보 선출 시기를 대선 180일 전으로 규정한다. 하지만 대선 경선 연기론은 대선 120일 전으로 늦추자는 주장이다.

이럴 경우 대선 후보 확정 시기가 9월 초에서 11월 초로 밀린다. 경선 연기를 요구하는 쪽에선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탄력을 받을 경우, 대면 집회가 가능해지는 시점으로 경선을 늦춰야 한다는 주장한다.

정 전 총리는 9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경선은 흥행이 중요하다는 게 변함없는 진리”라며 “(당헌·당규가) 불변의 진리는 아니다. 일정을 조정할 근거 규정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당이 결정하면 수용한다는 입장은 변함없지만, 여러 후보가 주장을 펼치니 지도부가 모른 체 하지 말고 빨리 정리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계인 이원욱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아마 당내 논란이 증폭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가 이재명 지사가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큰 정치인으로 부각되는 그런 수를 쓰고 있지 않을까, 논의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선 후발주자들 역시 경선 연기를 주장한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광재·김두관 의원 등도 경선 연기에 목소리를 더하고 있다. 하지만 여권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이재명 지사는 경선 연기를 반대하고 있다.

이재명계인 민형배 의원은 페이스북에 “코로나19 와중에 총선도, 보궐선거도 잘 치렀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 과정을 봐도 경선 흥행과 코로나19는 관련이 없어 보인다”면서 “경선을 먼저 끝냈을 때 승률이 높은 역사적 경험도 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10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묘역에서 열린 이희호 여사 2주기 추도식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제공: 이낙연 캠프) ⓒ천지일보 2021.6.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10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묘역에서 열린 이희호 여사 2주기 추도식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제공: 이낙연 캠프) ⓒ천지일보 2021.6.10

당 지도부는 고심하는 기류다. 경선 연기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당내 갈등의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이미 ‘조국 사태’에 대한 사과에 이어 부동산 전수조사 탈당 조치에 대한 반발이 일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내년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되는 방법인지가 중요한 기준이라고 했다. 그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지켜지는 것이 원칙인데, 과연 그러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도 검토돼야 한다”며 “이달 중순 대선기획단이 만들어지면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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