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5.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5.22

단독회담 37분, 美·日때 2배

통역만 대동한 채 속내 나눠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한미 양국 정상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노 마스크’ 상태로 회담을 가졌다. 이는 지난달 일본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와는 대조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때 두 정상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한미 정상이 실내에서 노 마스크 상태로 회담을 가진 건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백신 완전 접종자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지침을 내린 바 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준용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취임 전 당선인 신분으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 받았고,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으로 2차 접종을 완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실내에서 문 대통령을 처음 맞이할 때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이는 지난달 16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맞을 때 마스크를 두 겹 겹쳐 썼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일본 총리 방문 당시 미국도 코로나19가 한창이어서 모두가 마스크를 쓴 채 다소 딱딱한 분위기에서 회담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상회담이 미일 정상회담과 달랐던 점은 양국 정상이 친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단독회담 시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37분간 단독회담을 했다. 반면 스가 총리 때는 20분간 단독회담이 진행됐다. 약 2배가량 차이다.

단독회담은 통역만 배석한 채 두 정상이 친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다. 단독회담과 소인수회담의 시간을 합치면 총 94분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단독회담과 소인수회담에 관해 “다양한 문제를 두고 오래 얘기를 했기에 스태프로부터 ‘너무 오래 대화 중’이라는 메모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회담 분위기가 부드러워진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이날 한국전쟁 영웅인 랠프 퍼켓(94) 예비역 대령에게 미군 최고 영예인 명예훈장을 수여할 때, 바이든 대통령은 퍼켓 전 대령이 명예훈장 수여식 소식을 듣고 ‘웬 법석이냐. 우편으로 보내줄 수는 없나’라고 반응했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K팝은 보편적”이라며 ‘기생충 아카데미상 수상’과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수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