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김영복 원장이 13일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13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김영복 원장이 13일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13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2018년 5월 기준 도계 수는 941만5000마리였다. 이 숫자는 7월 1072만6000마리로 정점을 찍는다. 월 약 천만마리가 소비되는데, 퍽퍽한 닭가슴살은 별 인기가 없어 처리가 고민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2년간 연구 끝에 닭가슴살 냉면 ‘닥살냉면’을 출시했습니다.“

음식에 스토리를 입히는 남자. 진주냉면, 효종갱 등을 복원했던 김영복(75)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장이 2년여 연구 끝에 ‘닭가슴살 냉면’을 지난해 출시했다. 본격적인 냉면 소비철을 앞두고 한창 바쁜 그를 13일 서울 용산구 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우리 음식에 애정이 남다른 그가 만든 닭가슴살 냉면은 뭐가 다를까. 일단 닭가슴살 냉면은 면발의 주재료가 닭가슴살이다. 면발의 탄성은 잇몸으로도 끊어지는 평양냉면과 가위로 잘라야 잘리는 함흥냉면의 딱 중간 정도다.

보통 냉면 한 그릇 열량은 600㎉다. 닭가슴살 냉면의 열량은 고명도 닭가슴살이 올라가 약 400㎉다. 다이어트 음식인 셈이다. 여기에 닭가슴살 육전을 더하면 성인 1일 단백질 권장량을 충분히 채우고도 남는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지난해 지방에 닭가슴살 냉면 전문점을 열어 호응을 얻고 있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활로를 찾고 있다. 그의 페이스북에는 닭가슴살 냉면 맛에 반한 고객들의 주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는 한학(漢學)을 한 덕에 고문헌에 기록된 조리법과 배경도 함께 찾아내 음식에 스토리를 입히는 작업을 해왔다. 그렇게 50여년간 정리한 우리 음식이 1천여 가지에 이른다.

”어려서 제삿날 등이 되면 남정네들이 모여 음식 만드는 모습을 보고 자랐습니다. 그때 저분들이 돌아가시면 저 음식도 만들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50여년 간 한식의 근본을 찾고 복원하는데 열정을 쏟아온 김 원장은 2000년부터 한식 세계화를 위해 일본, 중국, 미국을 방문해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왔다.

공중파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음식의 역사와 유래를 중심으로 식문화를 재조명해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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