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CI와 다밀 CI. (제공: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CI와 다밀 CI. (제공: 아모레퍼시픽)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16년 연속 성장 곡선을 그려온 LG생활건강이 아모레퍼시픽의 자리를 끌어내리고 1위에 올랐다.

뷰티업계 ‘1위’를 지켜온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실적이 급감하며 LG생활건강에 화장품 업계 1위 자리를 처음으로 내줬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1507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69.8% 감소했다. 매출은 4조 9301억원으로 21.5%, 순이익은 220억원으로 92.2% 줄었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매출 4조 4322억원, 영업이익 1430억원으로 각각 20.6%, 67% 줄었다. 순이익은 219억원으로 동기간 90.2% 급감했다.

4분기 매출은 1조 1569억원, 순손실은 589억원이다. 영업손실은 92억원으로 지난해 연말 단행한 희망퇴직으로 인한 비용이 반영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2조 7064억원으로 전년 대비 23.1% 감소했고 해외 매출은 16% 감소한 1조 745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국내 1172억원, 해외 179억원으로 각각 63%, 83% 떨어졌다.

코로나19로 매장 단축 영업과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기거나 면세 등 오프라인 채널 매출의 하락세 등으로 국내외 화장품 시장이 위축된 영향으로 이니스프리, 에뛰드, 에스쁘아 등 나머지 계열사의 실적도 부진했다.

이니스프리는 오프라인 매장 축소와 함께 코로나19로 매출 감소가 이어져 3486억원의 매출과 70억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에뛰드는 111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직영점 축소 및 오프라인 방문 고객의 감소로 매출이 하락한 에스쁘아도 4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에스트라는 990억원의 매출과 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아모스프로페셔널은 679억원의 매출과 1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에 비해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 7조 8445억원, 영업이익 1조 2209억원을 거뒀으며 당기순이익은 8131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발표한 LG생활건강 화장품 부문 매출은 5조 5524억원, 영업이익은 9647억원이다.

뷰티 부문은 전년 대비 6.1% 줄어든 4조 458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아모레퍼시픽을 259억원 앞섰다. 영업이익은 8.3% 감소한 8228억원이었다.

샴푸·치약·바디워시 등의 생활용품 부문 매출은 25.9% 증가한 1조 8733억원, 영업이익은 63% 늘어난 2053억원을 기록했다. 음료 부문도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4.3%, 26.2% 성장한 1조 5132억원, 영업이익 1928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그룹 뷰티 계열사의 화장품을 포함한 전체 매출은 5조 1014억원, 영업이익은 1507억원으로 LG생활건강에 크게 뒤처졌다.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두 업체의 희비를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 사태에도 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며 중국과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선전했다. 특히 ‘후’ 등의 브랜드가 중국에서 고가 브랜드로 인지도를 높이며 현지 온라인 시장에서도 좋은 결과를 냈다.

이 같은 결과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온라인 시장 대응이 늦은데다 해외에서 이니스프리 등의 중저가 브랜드 확대중심의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매출이 전년대비 50%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e커머스 분야에서는 30% 이상의 매출 증가를 목표치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국내외 메이저 플랫폼과의 협업관계를 강화하고 라이브 커머스 등 다양한 마케팅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며 이밖에 수익성 있는 성장을 위한 사업 체질 개선 작업도 지속할 계획이다. 건강기능식품 및 더마 코스메틱 등 신성장 동력에도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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