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자연이 선사하는 천연의 색에 견줄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색을 만들어내기도 하며 저마다의 이름을 붙인 새로운 색을 창조하기도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10.30
비록 자연이 선사하는 천연의 색에 견줄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색을 만들어내기도 하며 저마다의 이름을 붙인 새로운 색을 창조하기도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10.30

 

현존하는 가장 완벽한 블랙&화이트

안도감․자신감을 주는 클래식 블루

생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Period’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가을은 색(色)의 계절이다. 산은 오색 빛 단풍을 입고, 하늘은 더없이 푸르다. 만물이 저마다의 모양과 색을 한껏 뽐내는 계절 가을. 조물주의 빼어난 솜씨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색을 과연 인간이 완벽하게 구현해낼 수 있을까.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낸 색이 아니기에 자연을 바라볼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으며, ‘자연스럽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비록 자연이 선사하는 천연의 색에 견줄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색을 만들어내기도 하며 저마다의 이름을 붙인 새로운 색을 창조하기도 한다.

 

현존하는 가장 완벽한 블랙&화이트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10.30
현존하는 가장 완벽한 블랙&화이트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10.30

최근 소식에 따르면 역대 가장 완벽한 흰색이 등장했다. 일명 ‘슈퍼 화이트(SUPER WHITE)’로 불리는 이 색은 표면에 닿는 모든 광자의 95.5%를 반사해 똑같은 양의 태양빛을 받아도 주변보다 낮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덕분에 건물 내부 또는 외부 온도를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뿐 아니라 물체로부터 방사된 복사량이 흡수된 복사량보다 많을 때 그 물체의 온도가 내려가는 상태를 의미하는 ‘복사냉각’과 이를 이용한 신소재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과열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번에 등장한 ‘슈퍼 화이트’ 페인트를 이용할 경우 복사냉각을 더욱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지구온난화 효과를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하니 ‘흰색’의 의미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슈퍼 화이트’ 이전에는 현존하는 가장 검은 물질로 ‘반타 블랙(VANTA BLACK)’이 등장하며 주목을 받았다.

 

현존하는 가장 검은 물질로 ‘반타 블랙(VANTA BLACK)’이 등장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10.30
현존하는 가장 검은 물질로 ‘반타 블랙(VANTA BLACK)’이 등장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10.30

반타 블랙의 비밀은 ‘탄소나노튜브’에 있다. 머리카락 1만분의 1 크기의 나노튜브가 빛을 흡수해 가둬두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물질로 코팅된 물체를 찍으면 마치 포토샵으로 처리한 듯 물체의 굴곡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평면처럼 보인다. 빛 흡수율이 99.96%나 돼 반사하는 빛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 물체를 볼 수 있는 것은 그 물체가 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붉은 사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사과 표면이 붉은 색만 반사시키고 나머지 색들은 흡수하는 원리다.

이에 반해 ‘반타 블랙’은 반사시키는 빛의 양이 0에 가깝기 때문에 이 물질을 바른 물체를 보면 까맣게 보이게 된다. 탄소나노뷰브로 만들어진 반타 블랙은 전자파를 대부분 흡수할 뿐 아니라 물에도 젖지 않아 천체망원경 제작과 항공우주 사업에 주로 쓰인다.

태양광 발전에도 유용하고 군사용으로도 활용도가 높다고 한다. 현존하는 ‘완벽’에 가까운 검정색 반타 블랙은 만들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같은 무게의 다이아몬드보다도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해마다 올해의 컬러를 지정하는 팬톤은 올해의 컬러로 ‘클래식블루’를 지정했다. 황혼의 하늘이 주는 어스름한 느낌을 ‘클래식 블루’라는 안정감 있는 컬러로 표현했다.

팬톤 컬러 연구소의 로리 프레스맨 부사장은 “오늘날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이 늘 불안에 떨며 살아간다”며 “황혼의 하늘이 그런 사람들에게 안도감과 자신감 그리고 연대의 감정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지정 배경에 대해 말한바 있다.

또한 클래식 블루는 시대를 초월한 파란색으로 심플함이 돋보이며,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면서 안정된 토대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상징하는 색이기도 한다. 한편 클래식 블루는 다양한 피부톤과 헤어컬러에 잘 매치되는 색이기도 하다.

 

팬톤은 올해의 컬러로 ‘클래식블루’를 지정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10.30
팬톤은 올해의 컬러로 ‘클래식블루’를 지정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10.30

이달 초 팬톤은 새로운 컬러 ‘Period(생리)’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전 세계 여성들의 자연스러운 현상인 ‘생리’는 아직도 종종 부끄럽고 비밀스러운 것으로 여겨지며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남아있다. 생명을 잉태하기 위한 준비인 생리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나 인식을 바꾸기 위해 팬톤이 내놓은 색이 바로 ‘Period’다.

팬톤은 스웨덴 기반 브랜드 ‘인티미나(Intimina)’의 ’Seen+Heard’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생리를 둘러싼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성별과 세대에 관계없이 모든 이가 자유롭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권장한다. 팬톤이 이 캠페인을 시각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발표한 뉴 컬러 ‘Period’는 활기차고 역동적이며 따뜻한 색을 상징한다.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색이 존재한다. 자연이 가진 셀 수도 없이 많은 색들은 각기 다른 색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조화를 이루며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아마도 자신이 가진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가진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며 주변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때, 세상도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저마다의 색채가 가진 의미처럼 말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