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글날인 9일 오후 광화문 일대가 통제된 가운데 교회를 사랑하는 목회자 그룹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남대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면예배 허용 등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글날인 9일 오후 광화문 일대가 통제된 가운데 교회를 사랑하는 목회자 그룹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남대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면예배 허용 등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9

경찰, 광화문광장 집회 금지 조치에

文하야 4대 릴레이 기자회견으로 열어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최윤옥 인턴기자]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뭉친 보수단체들이 결국 고집대로 한글날에도 행사를 강행했다. 경찰이 집회를 모두 금지시키자 ‘집회’ 대신 ‘기자회견’의 방식을 택해 모인 것이다.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과 광복절 집회 참가자를 중심으로 결성된 ‘8.15시민비상대책위원회’ 등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독립문, 남대문, 돈의문, 보신각 등 앞에서 ‘문재인 하야 릴레이 4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개천절에 이어 또 집회가 우려되면서 광화문 일대에는 전운이 감돌았다. 경찰은 혹시 모를 불법집회 강행을 막기 위해 차벽을 세워 광화문광장 일대를 다시 봉쇄조치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광화문광장 일대에는 ‘문재인 아웃’ ‘코로나19 계엄령’ ‘문재인 하야’ 등 팻말을 든 보수단체 회원들이 기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목격됐다. 일부 시민들은 손에 태극기를 들었다. 각각 대한문을 지나, 보신각을 지나 하나둘씩 광화문광장에 모여드는 모습이었다. 곳곳에선 마찰도 빚어졌다. 경찰이 한 보수단체 회원을 제재하자 “문재인이 시켰냐!”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글날인 9일 오후 광화문 일대가 통제된 가운데 보수단체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불법 시위를 시도하던 중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글날인 9일 오후 광화문 일대가 통제된 가운데 보수단체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불법 시위를 시도하던 중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9

이날 4개의 기자회견 발언자들은 한글날 집회를 막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 특히 보석이 취소돼 서울구치소에 현재 수감 돼 있는 전광훈 목사는 옥중서신을 통해 힘을 실었다. 그는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한글날 집회를 막는 정부 조치에 대해 비난했다.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문재인 하야 기자회견을 열고 전 목사의 입장이 담긴 옥중서신을 발표했다. 전 목사는 옥중서신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조건 전면 금지만 하고 국민을 상대로 고발, 강제 연행, 체포, 구상권 청구 등의 협박을 하고 있다”며 “촛불 혁명으로 대통령이 됐다고 말했으니 촛불보다 더한 광화문 국민 분노 앞에서 대통령 스스로 바로 내려와야 정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이 경찰 뒤에 숨어 국민 분노의 목소리를 틀어막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최소한만 제한할 수 있는데도 원천 금지한 범죄행위를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 소속 강연재 변호사는 “서울 공원들에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코로나를 막고 싶으면 우릴 막을 게 아니라 모여 있는 사람들을 다 해체 시키고 돌려보내야 할 것”이라며 “과도한 경찰을 동원한 공권력 행사는 코로나 방지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고자 하는 국민의 입 자체를 막겠다는 것밖에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는 8.15 광화문 국민 분노와 민심을 함께 가져와 앞으로도 계속 문재인 하야 기자회견을 지속적으로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오후 1시 45분쯤, 보신각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 측은 광화문광장을 향해 행진하려 했으나 경찰의 차단으로 막혔다. 이에 사랑제일교회 관계자와 일부 지지자들은 거칠게 반발했다.

강 변호사는 “경찰이 지금 공동의 위력으로 통행 방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 들어앉아서 광화문을 지킬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라. 왜 경찰을 사설 경호원처럼 쓰냐. 청와대 자빠져있지 말고 광화문으로 당당하게 나와라”며 격양된 목소리로 외쳤다.

[천지일보=최윤옥 인턴기자] 한글날인 9일 오후 강연재 변호사 등 8.15 광화문 국민대회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거리행진을 시도하던 중 경찰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9
[천지일보=최윤옥 인턴기자] 한글날인 9일 오후 강연재 변호사 등 8.15 광화문 국민대회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거리행진을 시도하던 중 경찰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9

이날 서울 남대문 인근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교회들이 들고 일어나 정부에 맞서자는 주장이 나왔다. 

파주 운정 참존교회 고병찬 목사는 “정부가 국민과 교회 사이를 완전히 이간질하고 교회가 코로나 발원지인 것처럼 조장해 국민이 교회에 돌을 던지게 만들었다”면서 “8.15집회에 참석했단 이유로 교회를 강제 폐쇄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 헌법을 유린하고 파괴 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교회 전반적으로 방역을 열심히 했다. 그런데 식당, 지하철, 버스 등은 사람들이 바글 거린다”며 “교회가 방역조치에 만전을 기한 것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대면예배 금지) 이것은 다 기독교에 대한 종교 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다 들고 일어나서 저항하자”며 “이런 나라에서 한 교회도 남아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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