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용 칼럼니스트

 

민사고의 가장 큰 특징은 학교 내에서 연애를 금지하는 규칙이다. 모든 학생이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어 면학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만든 규정인데 비민주적인 규정인 듯해도 민사고 학생에 어울리는 규정 같다. 이 규칙을 위반해 교내에서 친구 이상의 애정 행위를 보이면 바로 퇴학도 가능하도록 엄격히 교칙을 집행하고 있어 학생들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다.

민사고에는 학생회위원회란 학생 자치조직이 있다. 민사고의 학생위원회는 삼권분립이 돼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로 나뉘어있어 부별로 위원장을 선출한다. 지각이나 외부음식 반입, 통금 시간 위반, 이성 교제 등 교칙을 어기는 학생을 기소할 권한이 교사에게 있다. 교사가 기소하면 학생 법정이 열리고 8명의 배심원제도를 통해 처벌의 수위를 결정한다. 학교를 마치 작은 나라처럼 만들어 어떻게 하면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할 수 있는지를 학창시절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삼권분립이 된 학생위원회에서 보듯이 학생 중심 자율적인 학교문화가 잘 정착돼 제대로 된 학교 민주주의를 직접 체험하고 있다.

민사고에는 일반고에서는 상상조차 힘든 우수한 학생들도 많이 보였다. 14개 국어가 가능한 구민기 학생의 경우 세계 언어학 올림피아드 국가 대표라고 한다. 러시아 유학을 꿈꾸며 독학으로 유창한 러시아어, 터키어 등을 구사하는 학생도 있다. 민사고는 국내대학교 진학을 목표로 하는 국내 반과 해외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국제 반으로 분류되어 운영된다. 국제 반인 윤효서 학생은 세계 철학 올림피아드에서 수상한 경력도 있고 벌써 해박한 해외 입시 지식을 갖고 있었다.

민사고는 상위 1%의 두뇌를 자랑하는 영재들의 집합소다. 당연히 이런 영재를 가르치는 교사들도 대한민국 최고의 교사들로 구성돼 있다. 스탠퍼드 대학교를 수석 졸업한 교사도 있다니 교사들의 수준이 미루어 짐작된다. 민사고에 재학하는 영재들을 가르칠 정도가 되려면 교사들도 대학교수 이상의 실력을 갖추지 않으면 어렵다. 발표, 토론, 모둠 수업으로 수업의 질 향상은 뒷전인 혁신학교 전교조 교사들 수준과 크게 대비된다.

민사고 입학시험은 마치 대학교 본고사를 보는 듯 어렵다. 1차에서 자소서와 학교 내신 성적으로 합격자를 추리고, 2차에서 100분 심층 면접과 자기주도 학습역량 및 영재성과 인성 등을 평가하고 체력 검사도 한다. 총 5과목의 시험도 본 후 합격자를 정한다. 심층 면접에서는 학생의 인성을 중점적으로 평가를 한다. 학생들이 면접 시 받았던 질문이 “개인 사물을 친구가 허락도 없이 쓴다면?” “전통의 의미로 한복에 대한 생각은?” 등이었다고 한다.‘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영재이면서도 진정으로 공부를 즐기는 민사고 학생들을 보면서 이렇게 많은 우수한 인재를 모아 길러주는 학교가 있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장차 글로벌 인재들과 경쟁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 자사고에 더 많은 지원을 해주지 못할망정 폐지에 혈안이 된 진보교육감과 교육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민사고가 사라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민사고는 2017년도에는 40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했고 2018년도에도 33명을 진학시켰다. 해외 유수의 대학으로 유학 간 학생도 많다. 14개 국어를 하는 구민기 학생이 일반고나 혁신고등학교에 진학하면 그 학생을 가르칠 교사도 없고 학생도 행복하지 않다. 10년간 혁신학교를 운영하며 고작 내세우는 성과가 ‘학생들이 행복하다’뿐이다. 학력 수준도 일반고보다 떨어지는 혁신학교에 매년 편파적으로 지원되는 예산을 삭감해 이런 우수한 학교에 지원하는 게 국가의 미래를 위해 훨씬 더 바람직하다.

아이들을 공부의 노예로 키우면 안 된다. 하지만 공부를 좋아하고, 공부를 통해 성취감과 행복감을 느끼는 민사고 학생들 같은 아이들의 꿈과 미래를 국가가 앞장서 막아서는 안 된다. 민사고 학생들이 졸업 후 대한민국의 인재로 세계의 인재들과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민사고 학생들이 직접 증명했다. 민사고는 설립자인 최명재 회장의 ‘3.1운동 정신을 가지지 않으면 민족의 지도자로 성장할 수 없다’는 뜻에 따라 1996년 3월 1일 개교했다. 민족의 지도자로 아이들이 성장하도록 민족정신을 가르치는 민사고는 유지하고, 전교조 교사가 좌편향 이념교육을 마음껏 하는 혁신학교를 폐지해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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