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에게 가장 대중적인 음료이자 기호식품으로 커피를 들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9.20
현대인들에게 가장 대중적인 음료이자 기호식품으로 커피를 들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9.20

현대인들에게 가장 대중적인 음료이자 기호식품으로 커피를 들 수 있다. 2017년 기준으로 우리 국민의 1인당 평균 커피 소비량은 512잔이었다. 이러한 수치는 한 사람이 하루에 1.5잔을 마신다는 점인데, 그만큼 커피 애호가가 많아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국내 커피시장의 규모만 해도 약 12조원에 이르고 있는데, 이를 세분해 보면 커피믹스가 130억 5000만잔으로 가장 많았고 원두커피 48억잔, 인스턴트커피 31억잔 등이었으며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만 2000개를 돌파했다. 커피시장이 이처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게 된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커피의 다양한 효능,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커피 맛과 원두커피 시장의 성장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커피는 오래전부터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원천이었다. 20여년간 900편의 소설을 쓴 19세기 프랑스의 대표적 소설가 발자크(H. Balzac, 1799~1850)는 소설을 쓰는 데 대한 영감을 얻고자 하루에 커피를 50~60잔씩 마셨다. 또 미국 26대 대통령 루즈벨트는 7세부터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여 하루에 커피를 3.8리터를 마셨을 정도로 커피 애호가였다.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바흐는 1732년 피칸테르의 유명한 시를 커피칸타타로 바꿨을 만큼 커피 애호가였다.
 

커피의 어원은 11세기경 에티오피아어의 ‘caffa(힘)’에서 유래됐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9.20
커피의 어원은 11세기경 에티오피아어의 ‘caffa(힘)’에서 유래됐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9.20

커피의 어원

커피의 어원은 11세기경 에티오피아어의 ‘caffa(힘)’에서 유래됐다. 이런 면에서 커피 섭취의 기원은 11세기 에티오피아에서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 현대적 의미의 커피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1650년경 영국의 커피 애호가인 헨리 블런트 경에서였다.

아랍 국가에서 커피는 중요한 음료였다. 특히 남편은 아내에게 충분한 커피를 제공해야 했다. 만약 이를 시행하지 않아서 아내의 불만으로 이어진다면 이혼을 초래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 이슬람 수도승들의 수행에도 중요한 음료였다. 수행은 밤을 새워 하는 일이 많았는데 수도승들이 종종 조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에게 커피는 졸음을 쫓아내는 동시에 맑은 정신을 갖게 해 주는 각성효과가 있었다.

커피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15세기 말부터였다. 커피의 전파범위 또한 확장됐는데, 아라비아반도에서 벗어나 북아프리카, 터키 등으로 넓혔다. 아랍 국가에서와는 달리 터키에서는 아내가 남편을 위해 커피를 제공하는 것을 합법화시켰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18세기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는 커피 마시는 것을 금지시키는가 하면 커피하우스를 폐업까지 시켰다. 이는 사람들이 커피하우스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통치자들이 못마땅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커피를 ‘악마의 음료’라 불렀으며, 이를 계기로 ‘악마의 유혹’이라는 커피가 만들어졌을 정도다.
 

우리나라의 커피 유래는 1896년부터 1897년까지 고종이 러시아의 공사관에서 거쳐하면서 처음으로 커피를 마시게 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9.20
우리나라의 커피 유래는 1896년부터 1897년까지 고종이 러시아의 공사관에서 거쳐하면서 처음으로 커피를 마시게 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9.20

각국의 커피문화

미국은 전 세계에서 커피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다. 커피 섭취를 1인 기준으로 볼 때 미국인이 우리 국민보다 2배 이상 마신다. 그 원인으로는 역사적 배경과 커피의 효능 때문이다.

1773년에 미국 보스턴에서 미국인들은 영국에서 생산된 차(tea)를 바다에 던진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의 식민지 문화에 대한 반감 때문이었다. 미국의 문호 스테파니 파이로는 ‘성공한 여성들은 커피 애호가들로서 많은 양의 커피를 마셨다.’고 주장할 만큼 커피는 성공의 척도라 여겼다.

스페인에서의 커피 문화 발전을 보면 좀 특이하다. 임상실험의 결과였다. 구스타프 3세는 커피와 차(tea) 가운데 어느 것이 건강에 좋은 것을 발견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실험대상자로는 살인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쌍둥이 형제를 선택했다. 무기징역으로 감형한다는 조건하에 한명에게는 차를, 다른 한명에게는 커피를 마시도록 했다. 그 결과 차를 마셨던 사람이 73세에 먼저 죽었다. 이러한 임상실험 결과가 알려지자 스페인에서는 차보다 커피소비량이 급증했다.

우리나라의 커피 유래는 1896년부터 1897년까지 고종이 러시아의 공사관에서 거쳐하면서 처음으로 커피를 마시게 된다. 고종이 덕수궁으로 환궁한 후로는 궁내의 정관헌에서 커피를 가배차 또는 양탕국이라는 이름으로 수시로 마셨다. 커피 전문점이 등장한 것은 정동에 세워진 손탁호텔의 커피숍이 최초였다. 1930년대에 들어서서는 서울 명동과 종로에 커피숍이 생겨남으로써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1999년에 이르러 비로소 원두커피가 등장했는데, 이는 카페 문화의 발달을 더욱 부추겼다.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중적 커피는 커피, 프림, 설탕을 일정한 비율로 넣은 것이 일반적이었다.
 

플랫 화이트는 플랫(flat)이라는 ‘평편함’과 화이트(white)라는 ‘하얀 색깔의 우유’를 의미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천지일보 2019.9.20
플랫 화이트는 플랫(flat)이라는 ‘평편함’과 화이트(white)라는 ‘하얀 색깔의 우유’를 의미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천지일보 2019.9.20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플랫 화이트

최근 들어 세계 커피시장에서 핫메뉴로 부상해 온 커피가 있다. 플랫 화이트(Flat White)다. 이는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하는데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커피다. 에스프레소에 아주 얇은 거품 형태의 데워진 우유가 혼합돼 있다 할 수 있다. 따라서 우유 거품이 적은 상태에서 좀 더 진한 커피의 맛을 즐기려할 때 마시는 커피음료다. 글로벌한 인기를 얻고 있으며 뉴질랜드인의 문화를 상징한다. 플랫 화이트는 플랫(flat)이라는 ‘평편함’과 화이트(white)라는 ‘하얀 색깔의 우유’를 의미한다. 그래서 윗면이 평편(平便)한 카페라테가 그려진다. 커피와 우유가 분리된 것이 아닌,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두 가지의 맛이 동시에 느껴져야 한다. 이처럼 플랫 화이트의 매력이라면 에스프레소의 향미가 강하면서도 농도가 진한 우유 맛에 있다.

플랫 화이트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1989년 뉴질랜드의 수도인 웰링턴의 보데가(Bodega) 바에서 손님이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바리스타는 프레이저 맥킨스(Fraser Mcinnes)였다. 주문을 받은 그는 평소대로 카푸치노를 만들고자 했다. 그런데 카푸치노의 특성상 우유거품이 많아야 하는데, 몇 차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찌된 일인지 그는 우유 거품이 많은 카푸치노를 만들지 못했다. 손님은 하는 수없이 다른 종류의 커피를 주문했다. 프레이저 맥킨스는 비록 카푸치노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자신이 만든 커피를 버린다는 것이 아까웠다. 그래서 그 커피를 자신이 마셨는데, 왠지 부드럽고 진하면서도 고소함을 느꼈다. 에스프레소의 강한 맛과 우유의 농밀한 느낌이 와 닿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 후 똑같은 맛을 재현해 여러 차례 손님들에게 무료로 제공했는데,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렇게 해서 플랫 화이트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즐겨 마시는 커피 음료로 등극한다. 뉴질랜드의 평온함을 상징하듯 플랫 화이트는 윗면이 평편하다. 플랫 화이트의 탄생은 카푸치노를 만드는 과정에서 실패한 커피로부터 우연히 찾아낸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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