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만든 최초의 술 ‘포도주’

로마제국, 유럽 와인 전파에 공헌

뉴질랜드 쇼비뇽 블랑의 수도

인류가 만든 최초의 술 와인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0.18
인류가 만든 최초의 술 와인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0.18

인류가 만든 최초의 술은 무엇일까. 와인이다. 와인의 역사를 보면 BC 7500년경부터 시작됐는데 발원지는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였다. 그 근거로 와인 저장실 및 와인 항아리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발견된 것과 BC 3500년경에 이집트에서 포도 재배 및 와인 제조법이 다뤄졌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또 BC 2000년경에는 와인 상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당시 와인의 주요 용도는 신에게 감사의 뜻으로 바치는 것이었으며 의식과 축제 등에서도 활용됐다.

이집트에서는 와인을 만들기 위해 왕들이 포도를 많이 재배했다. 그들은 와인을 자주 마셨는데 이는 당시의 벽화에 양조를 만드는 방법이 그려져 있다는 점과 포도씨가 피라미드에서 발견된 점을 통해 추측할 수 있다.


로마제국, 와인 전파에 큰 공헌
BC 600년경에는 와인이 유럽국가로 전파됐는데 그리스는 와인이 전파된 유럽 최초의 국가였다. 이후 로마제국은 유럽 지역의 와인 전파에 큰 공헌을 한다. 유럽의 맹주로 군림한 로마제국은 군부대 주변에 포도나무를 많이 심었다. 적군의 잠입을 막기 위함이었다. 포도나무를 심으면 적군이 시야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로마제국이 유럽을 점령해 나가는 과정에서 와인은 필수적이었다. 군인들은 험난한 지역을 이동하면서 수질이 좋지 않은 물을 마시는 경우가 빈번했다. 그 결과 배탈이 났는데, 와인을 마신 다음에는 배탈 나는 비율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이처럼 와인의 음용은 로마 군인들이 수질이 좋지 않은 물을 마시더라도 배탈이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로마가 식민지역을 점점 넓혀감에 따라 와인의 제조 기술도 점점 발전하게 됐는데, 중세에 와서 유럽은 와인 문화의 중심 지역으로 발전되었다.
 

유럽 지역의 와인 전파에 큰 공헌을 한 로마제국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0.18
유럽 지역의 와인 전파에 큰 공헌을 한 로마제국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0.18

와인 생산에 적합한 뉴질랜드
뉴질랜드는 전 세계에서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생산하는 국가 중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국가다. 기후가 대체로 온난한 편이나 강한 자외선과 서늘한 해양성 기후를 갖고 있다. 남섬과 북섬 두 군데에서 대부분의 와인이 제조된다. 북섬은 강수량이 많은 반면, 남섬은 기온이 낮고 대체로 건조한 편이다.

서늘한 기후와 건조한 환경은 포도 재배와 품질 좋은 와인을 만드는 데 있어서 주요 인자다. 이러한 점은 포도에 천연적이고 높은 산도를 부여할 수 있는데, 높은 산도를 갖고 있다는 점은 와인의 발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뉴질랜드 포도는 오랜 기간 동안 성장 과정을 거치지만 균일하게 익으며 맛은 상큼하면서도 진하다. 낮 시간 동안의 햇볕은 강렬하여 포도를 잘 익게 한다. 기온차가 심한데 여름이라도 아침․저녁으로는 추우며 낮 시간에는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흐를 정도로 무덥다. 이러한 밤낮의 큰 일교차 때문에 포도는 질이 좋을 뿐만 아니라 강한 향을 갖고 있다.
 

뉴질랜드 말보로 지역 포도밭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0.18
뉴질랜드 말보로 지역 포도밭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0.18

세계 11위 와인 수출국
뉴질랜드는 세계에서 11번째로 와인을 많이 수출한다. 재배되는 포도 품종만 해도 약 20종에 이르는데,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으로는 화이트 와인에 쓰이는 청포도 품종인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샤르도네(Chardonnay)’, 레드 와인에 쓰이는 적포도 품종인 ‘피노 누아(Pinor Noir)’ 등 세 종류이다. 이들 가운데 소비뇽 블랑이 가장 진한 향기를 갖고 있으며 산도가 강한데, 마치 푸른 사과나 망고 같은 열대 과일향, 향기로운 채소 맛과 같은 풍미를 지니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와인 산업이 발전한 시기는 1960년대 후반부터다. 1980년대에 와인바(wine bar)가 생겼으며 수출이 시작된 것은 1990년대부터였다. 이처럼 짧은 와인 역사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제 와인 지도를 바꾼다.

이는 남섬에 있는 말보로(Marlborough) 지역이 세계에서 인기 있는 와인 생산지로 등극하기 때문이다. 말보로에서 생산되는 ‘소비뇽 블랑’이라는 와인은 특유의 시원함과 톡 쏘는 강렬한 풍미로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뉴질랜드에서 포도나무가 심어진 때는 1819년이었다. 하지만 포도나무 재배가 와인 생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 후 와인이 처음 생산된 때는 1839년으로 스코틀랜드인 제임스 버스비에 의해서였다. 이 또한 와인 생산의 활성화를 가져온 것은 아니었다. 포도 재배자들은 주로 영국에서 온 이주민들이었는데, 포도를 재배한 경험이 없었기에 품질 좋은 포도를 생산할 수 없었다. 아울러 병충해를 막는 방법에 대한 지식 또한 부족했다. 게다가 와인 생산이 활성화되지 못한 주요 이유는 국가에서 금주령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뉴질랜드 말보로 지역의 와인 저장소 ⓒ천지일보 2019.10.18
뉴질랜드 말보로 지역의 와인 저장소 ⓒ천지일보 2019.10.18

말보로 지역의 와인
1876년에 남섬 말보로 지역에 포도나무를 심었지만 관리미흡으로 어려움을 겪게 돼 1950년대까지 곡물 재배와 양을 키우는 데만 주력했다. 1950년대까지 일반 국민들이 와인을 구입하는 것은 대단히 힘들었다. 와인을 사려면 호텔을 가야 했는데 이는 호텔에서만 와인의 판매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20세기 후반에 마침내 말보로 지역의 영향으로 와인문화가 확립된다. 말보로는 해발 20m 정도에 위치해 있지만 남섬에서 가장 따뜻한 해안 지역이다. 말보로 만의 모양은 쿡 해협을 가리키는 손가락처럼 생겼다. 게다가 목가적 풍광과 전통적 건축물의 조화로움은 경이로움을 더해준다. 낮에는 강한 햇볕을 받아 고온 건조하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한 바다 바람이 분다. 한편 산맥이 있어 해양성 기후이지만 차가운 바람을 막아준다.

또한 말보로에는 길게 뻗은 계곡들이 많다. 계곡 좌우에는 광활한 포도밭이 형성돼 있는데 뉴질랜드 전체 포도밭의 42%를 차지할 정도다. 아와테레 계곡 및 와이라우(Wairau) 계곡은 많은 일조량, 적은 강우량, 돌이 많은 신생 토양을 갖고 있다. 토양에 돌이 많다는 점은 배수가 잘됨을 뜻하며 수확기의 평균 강수량은 60㎜에 불과하다.

말보로에 포도밭이 세워진 때는 1973년으로 와인 생산자인 몬타나(Montana)에 의해서였다. 이후 포도밭은 그 일대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는데 재배되는 주요 품종은 ‘쇼비뇽 블랑’과 ‘샤르도네’이다. 70여개의 와인 공장이 설립돼 뉴질랜드 전체 ‘쇼비뇽 블랑’의 85%를 생산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사람들은 말보로를 ‘뉴질랜드 쇼비뇽 블랑의 수도’라고 말하는 것에 이견이 없다.

와인을 생산하는 데는 규정이 있다. 해당 와인에 표기된 포도 품종이 적어도 75% 이상 돼야 한다. 또 두 가지 이상의 품종이 표기될 때는 많이 함유된 품종의 순서에 따라 표기돼야 한다.

뉴질랜드는 와인의 역사가 일천하다. 그럼에도 세계적 수준의 와인 생산국가로 등극할 수 있었던 데는 포도가 잘 익을 수 있는 많은 일조량, 시원한 해풍, 건조한 날씨 등에 기인한다. 이러한 천혜의 환경을 기반으로 말보로 지역의 골짜기에 형성된 광활한 포도밭과 와인 공장 설립이 적실성 있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