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패섬(왼쪽)과 솔섬(오른쪽)은 아래 부분이 거의 붙어 있어 썰물일 때는 우삭도라 불리는 하나의 섬으로 보이나, 밀물일 때는 두 개의 섬으로 보인다. 알파벳 ‘U’자를 연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보는 위치와 방향에 따라 섬의 수가 달라지는 ‘오륙도’
푸른 바다와 웅장한 바위가 빚어내는 여섯 색깔의 매력

◆ ‘오륙도(五六島)’의 유래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오륙도 다섯 섬이 다시 보면 여섯 섬이 흐리면 한 두 섬이요 맑으신 날 오륙도라 흐리락 맑으락 하매 몇 섬인 줄 몰라라…’

오륙도의 특징을 잘 묘사한 이은상의 시 <오륙도>의 한 부분이다. 오륙도는 1972년 6월 26일 부산기념물 제22호로 지정됐다가 2007년 10월 1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名勝) 제24호로 지정됐다.

‘오륙도’란 이름은 1740년에 편찬된 <동래부지 산천조(東萊府誌 山川條)>에 “오륙도는 절영도 동쪽에 있다. 봉우리와 뫼의 모양이 기이하고 바다 가운데 나란히 서 있으니 동쪽에서 보면 여섯 봉우리가 되고 서쪽에서 보면 다섯 봉우리가 되어 이렇게 이름한 것이다”라고 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 보는 사람의 위치와 방향에 따라 섬의 수가 다르게 보이는 데서 유래한 것이다.

일설에는 방패섬과 솔섬의 아랫부분이 거의 붙어 있어 썰물일 때는 우삭도라 불리는 하나의 섬으로 보이나, 밀물일 때는 두 개의 섬으로 보인다는 데서 온 것이라고도 하나 이는 19세기 일본인이 잘못 기록한 내용에 의한 오해라는 주장이 있다.

오륙도 선착장에 서면 육지와 제일 가까운 방패섬만 보여 오륙도가 맞는지 의아해진다. 하지만 작은 낚싯배에 몸을 싣고 바다로 나가면 오륙도가 만들어내는 장관에 매료되게 된다. 날씨가 좋은 날 오륙도를 찾으면 보너스로 대마도도 볼 수 있다고 한다.

 

 

▲ 등대섬(왼쪽)은 육지에서 가장 먼 섬으로 평탄해 밭섬으로 불리다 등대가 세워지면서 등대섬으로 불리기 시작햇다. 푸른 바다와 하얀 등대, 계단이 잘 어우러진 모습이다. 오른쪽은 오륙도 섬 중 가장 큰 섬으로 커다란 굴이 있어 천정에서 흐르는 물이 능히 한 사람 몫의 음료수로 충분하다는 굴섬. ⓒ천지일보(뉴스천지)

◆ 6개의 신비한 섬

부산 남구 용호동 앞바다의 거센 물결 속에 솟아있는 6개의 바위섬 오륙도는 육지에서 가까운 것부터 방패섬(2166㎡) 솔섬(5505㎡) 수리섬(5313㎡) 송곳섬(2073㎡) 굴섬(9716㎡) 등대섬(3416㎡)으로 나뉜다.

육지인 승두말에서 남동쪽으로 6개의 섬이 뻗어 있다. 세찬 바람과 파도를 막아준다는 방패섬, 섬의 꼭대기에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는 솔섬, 갈매기를 노리는 독수리들이 모여들었다는 수리섬, 뾰족하게 생긴 섬으로 크기는 작으나 제일 높은 송곳섬, 가장 큰 섬으로 커다란 굴이 있어 천정에서 흐르는 물이 능히 한 사람 몫의 음료수로 충분하다는 굴섬, 평탄하여 밭섬이라고 했으나 등대가 세워지면서 등대섬이라고 붙여진 6개의 섬들이 차례로 늘어선 모습을 보노라면 신비한 느낌마저 든다.

 

 

 

 

▲ 배 위에서 바라본 수리섬(왼쪽)과 송곳섬(오른쪽) ⓒ천지일보(뉴스천지)

오륙도는 12만 년 전까지 육지에 이어진 하나의 작은 반도였으나,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거센 파도에 의한 침식작용으로 육지에서 분리돼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것은 육지인 승두말과 방패섬, 솔섬의 지질적 구성이 동일한 점에서 알 수 있다.

오륙도 근처는 조류가 매우 빨라 뱃길로서는 위험한 곳이었기 때문에 옛날 이곳을 지나는 뱃사람들은 항해의 무사함을 기원하기 위해 공양미를 바다에 던져 해신을 위무하였다고 전해지며, 용신제를 지내기도 했다고 한다.

또 수리섬 위에 뾰족한 바위는 어머니와 자식이 배를 타고 나간 아버지를 기다리다 굳어졌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 물질을 마치고 돌아온 해녀들이 갓 따온 해산물을 손질해 판매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눈과 입이 즐거운 곳 ‘오륙도’

오륙도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해운대 미포 선착장, 태종대 자갈마당, 태종대 등대에서 유람선을 타고 즐길 수도 있고, 오륙도 선착장에 수시로 드나드는 낚싯배를 타고 오륙도가 만들어내는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선착장에서 운행하는 낚싯배를 타면 오륙도 제일 끝에 위치한 등대섬에 내려서 직접 섬을 둘러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낚시를 즐기려면 오륙도 유람선을 타고 원하는 섬에 내리면 된다.

오륙도 유람선은 수시로 낚시꾼들을 실어 나르기 때문에 일반인도 선착장에서 1만 원의 뱃삯을 지불하면 원하는 섬에 내려 충분히 오륙도를 구경하고 돌아올 수 있다.

낚시꾼 외에 오륙도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등대섬에 하선한다. 등대섬에 내려 등대 정상 전망대까지 이어진 계단을 오르면 출렁이는 파도와 불어오는 바람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하얀 등대와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전망대에 오르면 태종대, 아치섬, 이기대, 신선대의 아름다운 주변 경관도 공짜로 관람할 수 있다. 

시간대를 잘 맞춰 가면 제주도에서 건너온 부산 해녀를 보는 묘미도 덤으로 가져갈 수 있다. 물질을 끝낸 해녀들은 낚싯배를 타고 육지로 돌아오자마자 선착장 바로 앞에 자리를 펴고 앉아 싱싱한 해물을 다듬어 판매한다. 오륙도에 가면 6개의 신비한 섬을 눈으로 즐기고, 해녀들이 갓 따온 싱싱한 해물로 입까지 즐겁게 할 수 있다.

해운대 미포선착장에서 해상유람선을 타면 미포선착장~바닷가~동백섬~요트경기장~용호동 절벽 오륙도 등을 경유한다.

해운대 미포선착장에서 운행하는 유람선을 탈 경우에는 섬에 직접 내려 관람할 순 없지만, 약 1시간 코스를 돌며 부산바다 곳곳을 즐기며 오륙도의 장관도 그대로 눈에 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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