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부석 전경 ⓒ천지일보(뉴스천지)

수목·기암괴석이 전설과 어울려 볼거리 풍부
모자상 통해 어머니의 사랑 떠올려 희망 얻어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예술적인 면이나 관상적인 면이 기념물이 될 만한 가치를 지니는 곳은 우리나라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명승(名勝)으로 지정받을 수 있다.

부산 영도에 위치한 태종대는 해송을 비롯해 120여 종의 수목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고, 해안의 아름다운 단애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있어 그야말로 환상적인 절경을 자랑한다.

최고봉은 해발 250m로 청명한 날이면 약 56km 거리에 위치한 대마도를 볼 수 있는 태종대 전망대에 도달하면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정상을 정복한 쾌감까지 들게 해 명승이 주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태종대는 일제 때 오랫동안 군사 요새지로 사용되던 곳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다가 1969년 관광지로 지정됐다.

절경이 빼어나 예부터 신선들이 살았다는 전설로 한 때 신선대(神仙臺)라고도 불리기도 했는데 속전에 따르면 신라 태종 무열왕이 활을 쏘고 말을 타며 군사 조련과 함께 삼국 통일의 기틀을 마련했다 하여 지금의 태종대라는 호칭이 보편화됐다고 한다. 또 태종대는 기우제를 지낸 장소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신라시대 이후에 동래 지방에 가뭄이 들면 동래부사가 이곳을 찾아 기우제를 직접 올렸다고 한다. 음력 5월 초열흘날에 오는 비를 ‘태종우’라고 했는데 가뭄 때 병상에 누워있던 조선 태종이 비 오기만을 기다리다가 5월 초열흘날에 승하했기 때문이란다.

6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태종대 내 영도 등대 오른쪽에 난 작은 길을 따라가다 보면 신선이 놀던 장소로 유명한 신선바위가 눈길을 끄는데 근래에는 다수의 공룡발자국까지 발견돼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 신선바위 ⓒ천지일보(뉴스천지)

더불어 신선바위 위쪽에 외롭게 서 있는 바위는 왜구에 끌려간 남편을 기다리던 여인네가 바위로 변했다는 전설을 담고 있어 망부석이라 불린다. 그 뒤에 기묘한 모양으로 우뚝 솟은 태운암(太運巖)까지 굽이치는 파도와 어울려 환상적인 절경을 이룬다.

예부터 내려오던 전설들이 아름다운 절경과 어울려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태종대에는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세워진 동상이 있다.

 

 

 

 

▲ 모자상 ⓒ천지일보(뉴스천지)

전망대 바로 앞에 어머니가 두 아이를 감싸고 있는 모양의 ‘모자상’이 그것인데 이는 세상을 비관하여 전망대에서 자살을 하려는 사람에게 어머니의 진한 사랑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서 삶의 안식과 희망을 얻을 수 있도록 1976년에 설치됐다. 전망대 아래에 넓적한 바위가 있는데 자살바위라는 명칭이 붙을 정도로 한 때는 이곳에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도 더러 있었기에 이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세워진 것이다.

모자상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동상이지만 어머니의 자애로운 모습과 아이들의 해맑은 얼굴이 현재 태종대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선사해 오래전부터 태종대의 명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왕성한 해안침식으로 인해 형성된 해식동굴과 해식애 등의 흔하지 않은 지형을 형성하고 있으며, 곰솔군락과 팽나무 등이 어우러진 식생경관도 매우 뛰어나다. 이에 2005년 11월에는 태종대의 역사‧경관‧생태 가치가 인정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7호로 지정됐다.

태종대 유원지 면적은 164만 63㎡로 느긋하게 걸으면서 관광하려면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등반이 싫다면 유원지 내 관광열차를 이용해도 되지만 자연의 숨결을 느끼며 전망대에 도달했을 때 천연 에어컨(바닷바람)이 땀을 식혀줌으로 가족 혹은 친구, 연인과 함께 태종대의 절경을 걸어보길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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