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6층 고문헌실에서 진행 중인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선본(善本) 컬렉션’ 고문헌 전시에 인흥군 이영(李瑛, 1604~1651)의 시문집 ‘선군유권(先君遺卷)’이 공개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6층 고문헌실에서 진행 중인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선본(善本) 컬렉션’ 고문헌 전시에 인흥군 이영(李瑛, 1604~1651)의 시문집 ‘선군유권(先君遺卷)’이 공개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선본(善本) 컬렉션’ 고문헌 전시 개최

선조 아들이자 광해군 동생의 시문집 원본, 일반에 최초 공개

안혜경 학예연구사 “10점 넘는 자료 진본으로 전시했다”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일반 사대부들이나 문인들은 자신의 시문집을 만들어서 후손에 전했는데, 왕자가 지은 시문집이 많지 않아요. 왕자가 지은 시문집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죠.”

조선 제14대 왕 선조의 서자이자 15대 왕 광해군의 이복동생인 인흥군 이영(李瑛, 1604~1651)의 시문집 ‘선군유권(先君遺卷)’의 실물이 일반에 공개됐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지난 2일부터 개최한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선본(善本) 컬렉션’ 고문헌 전시를 통해서다.

국립중앙도서관 안혜경 고문헌과 학예연구사는 “인흥군이 쓴 시문집은 국내·외를 통틀어 우리 도서관에 있는 것이 유일하다”며 “당시 찍힌 도장들도 그대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선군유권은 아버지의 문집이라는 뜻으로 인흥군의 큰아들인 낭선군 이우(李俁, 1637~1693)가 필사한 책이다. 글씨쓰기에 능했던 낭선군은 아버지의 문집을 편집하고, 직접 글씨를 썼다.

책의 첫장에는 낭선군이 책의 저자임을 알리는 ‘낭선군장(朗善君章)’과 함께 그의 자인 ‘석경(碩卿)’이 도장으로 찍혀있다. 또한 서적 마지막 부분 여백에 낭선군이 왕손임을 나타내는 인장인 ‘인흥윤사문단외파(仁興胤嗣文端外派)’도 찍혀있다. 이는 저자가 인흥군의 맏아들이고, 문단공(文端公)의 외손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선군유권에 담긴 내용은 다양하다. 인흥군이 직접 지은 시부터 지인들과 나눈 편지·혼자 생각을 정리하며 쓴 일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글이 책에 실렸다.

전시 진열장 안에 펼쳐져 있는 부분은 ‘독서’에 관한 내용이다. 안 학예연구사는 펼쳐진 부분을 설명하며 “인흥군은 ‘내 평생에 가장 좋아하고 사랑한 일이 머리를 맞대고 선현들의 글을 읽는 것, 독서를 하는 것’이라고 시를 썼다. 도서관에 맞게 이 부분을 펼쳐 놨다”고 말했다.

앞서 국립중앙도서관은 소장하고 있는 고문헌 28만점 중 자료적 가치와 예술성이 뛰어난 자료들을 선별했고, 지난해 9월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선본 고문헌 컬렉션’ 도록을 간행했다. 도록은 ▲고서 ▲고지도 ▲고문서 ▲고서화 네 부분으로 나누어 구성됐으며, 고문헌 자료 60종을 소개한다.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2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6층 고문헌실에서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선본(善本) 컬렉션’ 고문헌 전시가 개최된 가운데 방문객들이 전시품을 구경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2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6층 고문헌실에서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선본(善本) 컬렉션’ 고문헌 전시가 개최된 가운데 방문객들이 전시품을 구경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

이번 전시회에는 도록에 소개된 60종 중 26종이 전시됐다.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동의보감’ ‘십칠사찬고금통요’ ‘석보상절’ 등은 영인본(복제본)으로 전시됐으며, 이 외의 자료는 실물로 공개됐다.

전시된 실물 자료 중 가장 오래된 문서는 세조 12년(1466년)에 작성된 ‘오응 교지’다. 오응 교지에는 시명(施命)이라는 조선 초기 어보가 찍혀있다.

또 18세기 영조가 국가재정의 용도로 정한 ‘탁지정례(度支定例)’의 간행을 기념하기 위해 친필로 쓴 ‘영조어필’도 공개됐으며, 그 옆에는 정조가 8세 이전 원손 시절에 쓴 것으로 여겨지는 ‘정조어필’이 전시됐다.

안 학예연구사는 “10점이 넘는 고문헌 자료가 진본으로 공개된다”며 “많은 분이 와서 우리나라의 고문헌을 보고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2월 25일까지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6층 고문헌실에서 진행되며, 도서관 운영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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