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방식 놓고 채권단과 갈등
‘배수의 진’ 친 금호아시아나
“컨소시엄 불허 시 인수 포기”

채권단, 기존 입장 고수 방침
“인수할 돈 없어 여론전 펼쳐”
산은, 中더블스타와 SPA 체결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그룹 재건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인수 방식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박삼구 회장이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금호타이어 인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요구했지만, 채권단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3일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3자의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포기하겠다는 배수의 진을 쳤다.

윤병철 금호아시아나 최고재무담당자(CFO) 상무는 이날 “재무적 투자자(FI)로만 100% 인수하기엔 부담이 있다”며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략적 투자자(SI)를 확보할 수 없다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2일과 6일 두 차례에 걸쳐 주주협의회 측에 공문을 보내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 상무는 “(채권단은) 우리 측 의견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지난 10일 주주매매계약(SPA) 체결 가결안을 부의해 통과시켰다”면서 “주주협의회 안건에 부의조차 되지 않고 아무런 응답이 오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에게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6개 회사의 컨소시엄을 허용하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과거 대주주 유상증자 참여 등을 진행한 우선매수권자에게는 불허하는 것은 불공평한 처사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채권단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미 제3자 양도 불가 방침을 정한 만큼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의 컨소시엄 방식 요구를 허용하는 것이 기존 원칙에 위배된다는 게 채권단의 입장이다.

2010년 5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맺은 우선매수청구권은 ‘우선매수권자의 권리는 주주협의회의 사전 서면승인이 없는 한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 측이 인수할 돈이 없어 이 같은 여론전을 펼치는 것으로 보이지만, 개인 자격으로 인수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이 부분을 원천 양도 불가가 아닌 주주협의회의 승인이 있으면 3자에게 양도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맞서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컨소시엄이 허용되지 않으면 매각 약정과 관련한 법적 소송도 준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삼구 회장은 지난달 복수의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금호타이어 인수에 필요한 자금 1조원가량을 모두 확보했다며 강한 인수 의지를 표명해왔다. 박 회장은 최근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안정적인 실탄을 마련하고자 재무적으로 부담이 적은 전략적 투자자(SI)와 접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채권단은 지난 10일 중국 더블스타와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결의한 데 이어 이날 계약을 최종 마무리했다. 산은 등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 42.01%에 대해 9550억원에 매각하는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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