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출처: 뉴시스)

박삼구 VS 채권단 ‘강대강’
조건부 컨소시엄 허용 불복
“우선매수권 기한 내달 19일”
‘상표권 사용’ 변수 가능성도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가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박삼구 회장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면서 법정 공방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29일 금호타이어 채권단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박삼구 회장에게 주주협의회에서 가결된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 여부에 따른 조건부 허용’ 안건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과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묻는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산은은 이날 박 회장 측에 우선매수건권행사 기한을 내달 19일로 정했다. 박 회장은 이날까지 자금조달계획과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채권단에 제출해야 한다.

산은은 지난 14일 박 회장에게 더블스타와의 계약조건을 알렸고 통상적으로 다음 달 13일이 우선매수권 행사기한이 된다. 우선매수권 행사 기한은 우선매수권 조건 통보 시점에서 30일 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회장 측은 통보를 받은 뒤 주식매매계약서(SPA)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산은이 지난 17일 SPA를 발송해 박 회장 측이 20일 이를 받았다. 산은은 이날을 통보시점으로 계산하기로 확정했다.

주주협의회는 다음 달 19일까지 박 회장이 자금조달계획을 갖고 오지 못할 경우 더블스타와의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박 회장은 아무런 조건 없는 컨소시엄을 허용해줄 것을 채권단에 요청했으나, 채권단은 지난 28일 열린 주주협의회에서 ‘컨소시엄 허용’ 안건을 부결하고 ‘조건부 컨소시엄 허용’ 안은 가결시켰다.

구체적이고 타당성 있는 컨소시엄 구성안을 제출할 경우 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재논의한다는 게 채권단의 입장이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한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내면 이후 다시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채권단이 공을 박 회장한테 넘긴 셈이다.

박 회장 측은 채권단의 이 같은 입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박 회장 측은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 결정에 대해 “채권단의 결정은 불허나 다름없다. 검토의 가치도 없다”며 컨소시엄안을 제출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특히 이번 채권단의 ‘조건부 컨소시엄 허용’ 방침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전략적투자자(SI) 모집에 중대한 지장을 준다는 게 박 회장 측의 주장이다.

결국 박 회장이 매각중단 가처분신청 등을 통해 소송전을 펼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또한, 중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논란으로 반중 감정이 고조돼 있는 만큼 박 회장이 여론전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이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을 반대하고 있는 것도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소유한 금호산업이 더블스타의 상표권 사용을 불허할 경우 채권단과 맺은 계약이 파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더블스타는 당초 ‘금호타이어’ 브랜드 사용을 전제로 9500억원의 거금을 투자했다. 세계 34위인 더블스타가 글로벌 타이어업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세계 14위권인 금호타이어의 브랜드 가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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