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日라이선스 맺고 점포 연뒤
2014년 브랜드 독립, 독자 경영 시작
작년까지 점포 1만 7762곳으로 확대
작년 몽골에 300호점, 단일국가 최초
“국내 내실 집중, 신흥 국가 진출도”
1위 비결 ‘차별화 상품·서비스’ 꼽아
팝콘·떡볶이 등 PB상품 인기 ‘톡톡

CU 올림픽광장점 전경. (제공: BGF리테일)
CU 올림픽광장점 전경. (제공: BGF리테일)

편의점을 드나들며 원하는 간식과 생활용품 등을 구매하는 한국의 편의점은 ‘백화점 없는 곳은 있어도 편의점 없는 지역은 없다’ 할 정도로 포화상태다. 고물가 시대에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등 외부 요인이 작용하면서 편의점 신규 출점 수는 감소하기 시작했고 편의점 업계의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전 세계 최초의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제외한 국내 편의점 3사 점포 수는 2023년 기준 CU 1만 7762개, GS25 1만 7390개, 이마트24 6598개다. 편의점 왕국 일본의 편의점 수를 넘어선 한국은 편의점 전성시대 곧 무한경쟁 시대를 맞이했다. 본지는 편의점 3사의 생존을 위한 새로운 전략과 성공 사례에 대해 살펴봤다.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국내 편의점 업계 1위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1990년 1호점의 문을 열고 지난 30여년 동안 대한민국 편의점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CU는 강력한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2000년 643곳, 2010년 5345곳, 2015년 9409곳, 2020년 1만 4923곳, 2022년 1만 6787곳, 2023년 1만 7762곳으로 꾸준히 점포 수를 늘리면서 생활 속 가장 가까운 쇼핑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日브랜드서 완전한 독립경영까지

BGF리테일은 1990년 당시 편의점이라는 유통 채널이 막 국내에 도입되던 시절 일본 훼미리마트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Familymart라는 브랜드로 편의점 사업을 처음 시작했다.

국내에선 관련 비즈니스 노하우가 전무했던 터라 당시 편의점 사업이 발달했던 일본 브랜드를 로열티를 주고 빌려 사용했던 것이다.

그러나 2012년 이름만 빌려 쓰던 관계도 라이선스 계약을 종료했으며 이후 2014년 주식 상장을 통해 IMF 때 일부 차입했던 일본 쪽 지분까지 모두 청산하면서 완전한 독자 경영의 길을 열었다. 이는 로열티를 지불하고 외국 브랜드를 사용해 오던 프랜차이지(Franchisee)가 자국에서 브랜드 전환 후 프랜차이저(Franchisor)로써 독립한 세계 유통 역사상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순수 한국 브랜드로 재탄생한 CU는 2012년 국내 독자 브랜드로서의 전환 이후 6년 만에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2018년 4월 몽골 기업인 센트럴 익스프레스(Central Express)와 마스터 프랜차이즈(Master Franchise) 계약을 맺고 업계 최초로 몽골 시장에 안착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본사가 현지 기업에 브랜드 사용 권한 및 매장 개설, 사업 운영권을 부여하고 로열티를 수취하는 방식을 말한다.

BGF리테일은 상품MD, 개발, 물류 등 각 분야의 정예 인원으로 구성된 TFT를 현지에 파견해 상품 레이아웃, 점포 디자인, 물류 시스템부터 접객에 이르기까지 점포 운영 전반에 거친 시스템과 노하우를 지원했다.

CU는 2018년 8월, 울란바토르에 몽골 1호점인 CU 샹그리아점을 개점했고 이후 2021년 말레이시아에 진출하며 K-편의점의 세계화를 선도하기 시작했다. 올해 3월에는 중앙아시아 최대 국가인 카자흐스탄에 진출해 K-편의점 영토를 확장했다.

이어 지난해 3월에는 몽골 300호점을 개점했다. 글로벌 무대에 진출한 국내 유통 기업 중 단일 국가에서 300호점을 개점한 것은 CU가 최초다. 현재 몽골 382점, 말레이시아 139점, 카자흐스탄 3점까지 약 524점의 글로벌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CU 매장에 현지인들이 몰린 모습. (제공: BGF리테일)
말레이시아 CU 매장에 현지인들이 몰린 모습. (제공: BGF리테일)

◆국내외 뜨거운 CU 인기, 이유는

해외에서 CU의 인기는 뜨겁다. 현지 소비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몽골에서는 전년 대비 2배나 빠른 점포 개점 속도로 몽골 편의점 시장 70% 점유율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일본 편의점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며 현지 업계에서 가장 빠른 기간 내 100호점을 달성했다.

CU가 편의점 업계 1위의 자리를 지키는 이유는 바로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다. 지난 30여년 동안 시대별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춘 다양한 상품과 생활 서비스들을 선보이며 편의점의 트렌드를 선도해 왔다.

CU는 1999년 ‘포너스’라는 브랜드로 PB상품을 처음 출시했으며 당시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운 500컵면은 편의점 소컵류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아울러 콘소메맛팝콘은 전체 스낵 매출 1위에 올라 현재까지 10년 넘게 스테디셀러로 판매되며 빅요구르트, 자이언트 떡볶이, 쫀득한 마카롱 등은 NB상품을 능가하는 관심을 받았다.

2015년 편도족이라는 신조어를 만든 백종원 간편식은 지금까지 200여종이 넘는 상품이 출시돼 누적 판매량 4억개를 돌파했는데 이는 단일 브랜드 PB상품 중 업계 최장수, 최다 판매량이다.

GET 커피는 한 해 1억 5000만잔 팔리며 매년 전체 CU의 상품 판매량 상위 3위권 내 올라왔고 연세우유 크림빵은 누적 판매량 5000만개를 넘어섰다. 고물가 시대를 겨냥한 초저가 PB 득템 시리즈도 2000만개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이러한 우수한 상품력을 바탕으로 CU는 현재 미국, 중국, 영국, 호주, 네덜란드, 몽골, 베트남, 코트디부아르, 키르기스스탄 등 20여개 국가로 라면, 과자, 음료 등 다양한 PB상품을 수출 중이다.

현지 반응은 폭발적이다. 몽골에서 ‘편의점=CU’라는 고유 명사로 불릴 만큼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하루 평균 고객 수는 한국의 약 3배 수준인 1000여명에 이른다.

이처럼 CU가 몽골에서 큰 인기를 얻는 이유는 한국형 편의점 모델을 통해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차별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몽골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이끌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CU는 몽골의 성공적인 진출을 기반으로 동남아시아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BGF리테일은 말레이시아 기업인 Mynews Holdings(마이뉴스 홀딩스)의 자회사인 MYCU Retail과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2021년 4월 업계 최초로 말레이시아 CU 1호점을 오픈했으며 지난해 7월 100호점을 달성했다. 이는 최초 목표인 1년 내 50호점 개점을 2배가량 앞당긴 것으로 말레이시아 편의점업계 역대 최단 기간 100호점 기록이다.

말레이시아에서 CU의 인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뜨겁다. 1호점 개점 때부터 점포 앞에 100m가 넘는 긴 줄이 늘어서며 하루 평균 1000명, 최대 3000명의 고객이 방문할 정도였다.

한국 상품들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전체 매출에서 무려 6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상품 중 매출 1위를 차지하는 떡볶이는 하루에 4000컵씩 팔리고 있다.

카자흐스탄 CU 매장 전경. (제공: BGF리테일)
카자흐스탄 CU 매장 전경. (제공: BGF리테일)

◆“잠재력 큰 신흥국으로 더 확장”

CU는 현재 쿠알라룸푸르를 중심으로 조호바루, 말라카, 페낭 등 말레이시아 주요 도시에 진출해 있으며 조만간 말레이시아 동부 지역(보르네오섬)으로도 출점 범위를 확장해 올해 말까지 160점, 향후 5년간 500점 이상의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6월 CU는 세 번째 해외 진출 국가를 카자흐스탄으로 정하고 현지 기업 ‘Shin-Line(신라인)’의 편의점 전문 신설 법인인 ‘CU Central Asia’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BGF리테일은 올해 전 세계적인 엔데믹으로 전환이 빠르게 이뤄짐에 따라 몽골, 말레이시아를 넘어 카자흐스탄 등 편의점의 해외 시장 추가 진출(Export)에도 가속도를 붙여 인접 국가까지 추가로 진출해 글로벌 K-편의점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BGF리테일은 올해 3월 카자흐스탄 첫 편의점인 CU 아스타나스퀘어점을 현지 최대 도시인 알마티(Almaty)에 오픈했다. 이달 중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2개 점포를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며 올해까지 카자흐스탄에 50개 점포, 5년간 총 500개 이상의 점포를 개점할 계획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몽골과 말레이시아의 성공적인 진출을 기반으로 해외 사업 운영 노하우를 확보함과 동시에 대한민국 편의점의 경쟁력과 우수성을 해외에 전파하고 있다”며 “국내 시장은 지금과 같이 내실 성장에 집중하는 한편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 국가 진출을 통해 글로벌 CVS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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