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매체, 신문 과정 담긴 영상 공개
용의자 “4일 튀르키예 통해 입국”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무차별 총격 및 방화 테러를 한 용의자들이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 범행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스푸트니크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방송사 RT의 편집장 마르가리타 시모냔이 이날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검거된 테러범 중 1명은 당국의 신문 과정에서 “지시자가 공연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살해하라는 임무를 맡겼다”고 진술했다.
이 용의자는 자신이 돈을 벌기 위해 범행했으며, 지난 4일 튀르키예를 통해 러시아로 입국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전날 모스크바 북서부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자동소총을 무차별 난사해 200여명의 사상자를 낸 핵심 용의자 4명을 포함해 이 사건 관련자 총 11명을 검거했다.
러시아 당국이 구성한 사건 조사위원회는 핵심 용의자 4명이 모두 모스크바에서 남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브랸스크 지역에서 검거됐다고 밝혔다.
FBS는 “용의자들이 범행 후 차를 타고 도주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으려 했다”면서 “이들은 우크라이나 측과 관련 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브랸스크는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깝다.
러시아 하원(두마) 정보위원장인 알렉산드르 힌시테인 의원에 따르면 당국은 이날 새벽 러시아 남동부 브랸스크 지역에서 경찰의 정지 명령을 무시하고 도주하던 르노 승용차와 추격전을 벌인 끝에 테러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경찰에 쫓긴 차량이 전복되면서 1명이 현장에서 검거됐고, 다른 1명은 인근 지역 수색 결과 오전 3시 50분께 붙잡혔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용의자들 사이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용의자들의 차량에선 마카로프 권총, AK-47 소총의 개량형인 AKM 돌격소총 탄창, 타지키스탄 여권 등이 발견됐다고 힌시테인 의원은 언급했다. 다만 타지키스탄 외무부는 자국 국적자의 이번 사건 연루 여부와 관련해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냈다.
러시아 당국이 구성한 사건 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15명이다. 조사위원회는 앞으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도 최소 3명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