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선에서 87%대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됐다. 2000년 대통령이 된 푸틴은 2030년까지 재임한다.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의 29년 집권기간을 뛰어넘어 30년간 러시아를 통치하게 된 것이다.

올해 71세인 나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종신집권 길을 열었다. 세계는 현대판 ‘차르(황제)’의 등극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푸틴은 기록적인 지지율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국민의 전폭적 지지로 받아들이고 전쟁을 계속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선이 확정된 뒤 푸틴은 “러시아 군대를 더 강하게 만들고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특별군사작전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이) 영원히 통치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푸틴의 당선으로 인해 서방과의 군사·외교적 대결구도는 당분간 유지되는 가운데 신냉전은 가속을 낼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푸틴의 다섯 번째 임기는 유럽과 세계에 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푸틴은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의 충돌은 세계 3차대전에 근접한 것”이라고 경고해 기우가 아님을 뒷받침했다.

푸틴의 압승은 한반도에도 위협이 될 전망이다. 북·러 연대가 한층 견고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북·러는 군사적 협력관계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한에서 미사일과 포탄을 들여오고, 북한은 러시아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다양한 발사체 관련 기술을 제공받고 있다.

우려스러운 점은 푸틴이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려 한다는 것이다. 푸틴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은 자체 핵우산을 갖췄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푸틴이 5선을 확정한 직후 축전을 발송해 푸틴과의 밀착 관계에 크게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푸틴은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핵·미사일 능력은 고도화해 한반도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세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야기된 에너지 위기와 글로벌 공급망 붕괴를 경험했다. 푸틴의 세계평화 파괴행위를 저지하려면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는 한·중회담 등 대외정책 다각화와 함께 자체 핵보유 역량 확보 등 대비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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