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한 채당 2.1억원 ‘껑충’
초고가 단지 풀린 서울 26억원
건설비 인상·주거 고급화 영향
“분양시장 양극화 심화할 전망”

아파트분양사무소 사진. (출처: 연합뉴스)
아파트분양사무소 사진.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올해 1~2월 전국 아파트 분양가가 지난해보다 19%가량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아파트 한 채당 분양가로 계산하면 지난해보다 34% 오른 평균 8억 4천만원수준이었다. 원자재값과 인건비가 치솟았고, 고급 주거단지 분양이 많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직방이 지난 1~2월 공급된 전국 분양단지의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3.3㎡당 분양가는 2418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2034만원에 비해 18.8% 높은 금액이다.

가구당 분양가로 계산할 경우 상승폭은 더 커진다. 지난해 분양한 아파트 한 채당 분양가는 6억 2980만원이었지만, 올해는 8억 4417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억 1437만원(34%) 비쌌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3.3㎡당 2964만원, 지방이 1938만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25%, 18%씩 상승했다. 가구당 분양가를 보면 수도권에선 아파트 1채에 10억 5376만원, 지방은 6억 5999만원이 든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3억 7430만원, 8712만원 높은 수준이다.

서울 분양가 상승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서울 분양단지의 3.3㎡당 분양가는 6855만원, 호당 분양가는 25억 9961만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86%, 170%가량 높다.  

3.3㎡당 1억 3770만원인 ‘포제스한강’이 지난 1월 분양했고, 신반포4지구를 재건축한 메머드급 단지인 ‘메이플자이(3.3㎡당 6831만원)’가 공급되며 분양가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에서는 특히 부산과 대구의 분양가 상승폭이 컸다. 부산에서는 5개 단지가 공급된 가운데 광안대교를 조망할 수 있는 입지를 갖춘 고급 단지가 공급돼 분양가가 상승했다. 부산 분양가는 3.3㎡당 3222만원으로 지난해(2046만원)보다 58%가량 올랐다. 대구는 3.3㎡당 2205만원에 1개 단지가 공급됐는데, 지난해(1480만원)보다 49% 높은 분양가로 공급됐다.

분양가는 지난 2021년 이후로 계속 오르고 있다.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을 바탕으로, 지난 1~2월의 경우 고급 주거단지들이 분양되며 평균 분양가 수준을 끌어올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고급 주거단지들은 도심 인프라, 강이나 바다 조망 등 특정 수요자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또 우수한 입지와 프라이버시 보호 등 차별화된 설계 등을 내세워 특정 수요층을 공략하고 있다.

한편 주거 고급화와는 별개로 건설자재 가격 등 건축비 상승이 분양가에 가하는 인상 압박은 점차 거세지고 있다. 일부 사업장에선 시공사와 사업주체 간의 분양가 협상 난항으로 공사가 멈추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분양가가 계속 오르고 인상 압박도 심해지면서 전국 아파트 분양권 거래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2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전매제한 해제 등 규제 완화와 함께 더 저렴하고 입주 시기를 단축할 수 있는 분양권에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김민영 직방 빅데이터랩실 매니저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분양가를 높여 수익성 확보가 필요한 건설사와 분양가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수요자들의 입장이 상충하면서 분양시장 어려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분양권이나 기존 아파트를 매입을 차선으로 선택할 수 있고, 분양가가 비싸더라도 원하는 입지나 가치를 갖고 있는 단지인지 등을 따지는 전략적 접근으로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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