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F 사업자보증사고도 1800억 달해

서울 강동구의 한 재건축 현장. 2022.6.5 (출처: 연합뉴스)
서울 강동구의 한 재건축 현장. 2022.6.5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주택 사업자가 부도·파산하거나 사업을 포기해 공사가 중단된 사례가 속출하면서 지난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보증 사고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HUG에서 받은 ‘분양보증 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사고액은 1조 1210억원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이 침체됐던 지난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 규모다.

분양보증이란 시행사·시공사가 부도·파산 등으로 공사를 마치지 못 할 경우 HUG가 이를 주도해 공사를 끝내거나, 분양자의 계약금과 중도금을 대신 돌려주는 제도다.

분양보증 사고는 2019년 2022억원(1건), 2020년 2107억원(8건)이었다. 이후 코로나19로 곤욕을 치뤘던 2021년, 2022년은 사고가 없다가 지난해 14건의 사고가 발생하면서 사고액이 1조원을 넘었다.

분기별별 사고액을 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보증 사고액은 657억원(1건)에 불과했지만, 같은해 9월 말에는 9815억원(12건)으로 급증했다. 발생지역은 경기 4곳(남양주, 파주, 평택, 부천), 대구 2곳(달서, 중구), 인천 2곳(부평, 중구), 울산 2곳(울주) 등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사업자 보증’ 사고액도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사업자 보증이란 주택 사업자가 분양주택이나 임대주택 건설할 때 지원되는 대출보증 상품으로, HF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을 주로 다룬다.

지난해 말 기준 HF의 사업자 보증 사고액은 1791억원(11건)이다. 이는 지난 2004년 3월 HF가 사업자 보증 업무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사업자 보증 사고에는 ▲대출 원리금 미상환 ▲주택 사업자의 파산·회생 ▲그 외 장기적인 휴·폐업 ▲장기 공사 중단 등이 발생한 경우가 있다.

HF의 사업자 보증 사고액은 2019년 3억원(2건), 2020년 237억원(3건), 2021년 35억원(4건), 2022년 55억원(3건) 등이었지만 지난해 1천억원을 돌파했다. 사고 발생 지역은 부산 3곳(사상구, 연제구), 서울 2곳(광진구, 관악구), 충남 2곳(논산), 울산 울주군, 경북 안동시, 경남 고성군, 강원 삼척시 등이었다.

양 의원은 “한계 상황에 처한 건설사들의 상황이 지난해 보증 기관의 보증 사고액 폭증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부동산 시장 하방 리스크를 고려하면 사고액 증가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와 금융 당국은 부실 정리작업에 속도를 내고 금융기관 건전성 관리에 최선을 다하는 등 선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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