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전 세계서 로봇 밀도 1위
온라인 쇼핑 분야 확대 영향
“정부‧기업, 일자리 재편해야”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서울 시내 음식점에서 일하는 서빙로봇과 아이 모습. ⓒ천지일보 2024.01.29.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서울 시내 음식점에서 일하는 서빙로봇과 아이 모습. ⓒ천지일보 2024.01.29.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로봇이 근로자의 자리로 들어왔다. 최근 10년간 영업‧판매직 사원 40만명이 줄었다. 온‧오프라인 판매 현장에서는 로봇과 사람이 공간을 공유해 협업하고 서비스 영역에선 사람이 수행하기 힘든 작업이나 단순 작업을 로봇이 대신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성장한 이커머스(Electronic Commerce, 전자상거래)와 맞물린 고물가 시대에 인건비 상승으로 접객 또는 주문접수 업무를 키오스크나 로봇으로 대체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29일 통계청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취업자 중 판매 종사자는 262만 1000명으로 전년보다 6만명 줄었다. 이로써 지난 2014년부터 9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판매 종사자는 10년 전인 2013년과 비교하면 45만 3000명이나 줄었다.

판매 종사자는 의류‧화장품‧가전제품‧가구‧음식료품 등의 판매원을 비롯해 카운터 계산원, 캐셔 등 매장 계산원, 자동차 영업사원, 보험설계사, 신용카드 모집인, 홍보 도우미 등 영업‧판매직 취업자로 주로 고객과 직접 대면으로 영업하는 직종이 해당한다.

통계청과 유통업계는 2020년을 제외한 최근 10년간 전체 취업자가 매년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진단했다.

판매 종사자 감소 폭은 2019년 7000명 수준에서 코로나 첫해인 2020년 13만 3000명으로 대폭 커졌다. 2021년(-13만 1000명)에도 10만명이 넘을 정도로 코로나 사태 당시 더 급격히 감소했다.

한편, 국제로봇연맹(IR)에 따르면 한국은 로봇을 가장 많이 쓰는 나라다. 한국의 로봇 밀도는 2021년 기준 근로자 1만명 당 1000대로 세계 1위다. 세계 평균은 141대에 그치고 2위인 싱가포르가 670대인 것을 감안하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내부에서 청소하고 있는 로봇을 방문객이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29.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내부에서 청소하고 있는 로봇을 방문객이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29.

◆ 로봇 들어온 유통家, 속도 낸 일자리 재편

유통업계는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진행되던 구조가 코로나 이후 온라인 쇼핑 분야로 확대해 로봇 활용이 일상화되는 구조로 변화 중이다.

대형마트 3사는 코로나 전과 비교하면 직원 수가 확연히 감소했다.

이마트 직원 수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2만 3000여명으로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6월 말(2만 5000여명) 대비 2000명 넘게 줄었고 홈플러스도 2만 3000명에서 2만명 정도로 3000명가량 감소했다. 롯데마트 직원은 1만 3000명에서 1만 900명으로 2000명 넘게 회사를 떠났다.

쿠팡 등 이커머스 확대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17년 94조원에서 2018년 113조원, 2019년 137조원, 2020년 158조원 등으로 늘어난 데 이어 코로나 2년차인 2021년 190조원으로 급증하고서 2022년(210조원)에서 200조원이 넘은 상태다.

온라인 쇼핑의 지난해 1~11월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207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로봇업계 관계자는 “로봇을 근로자의 일자리 대체 문제로 우려하고 거부하는 것보다는 정부 차원에서 로봇과 같이 사람이 공존‧협업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재편하는 정책이 중요하다”며 “업계는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 경쟁력을 갖추고 동시에 근로자의 기술 역량을 높여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새롭게 일자리를 재편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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