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데이터연구소 ‘2023 한국인의 종교 현황’ 조사
2004년 정점 찍은 이후 2012년부터 감소세 계속
20~30대 종교인, 동일 세대서 5명 중 1명도 안 돼

개신교인 4명 중 1명 이상, 교회 나가지 않는 교인
중고생 청소년 중 종교가 있는 경우는 27.6% 불과
“더 이상 영적 욕구 충족시켜 주지 못하기 때문”

(출처: 목회데이터연구소)
(출처: 목회데이터연구소)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 사회가 빠르게 탈종교화하고 있다. 종교를 가진 한국인의 비율은 2004년 조사에서 57%로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하기 시작, 지난해 37%까지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젊은 층의 이탈이 심한데, 20대의 종교인 비중은 16%, 30대의 종교인 비중은 19%에 불과했다.

탈종교화 속 개신교 인구의 하락도 가중돼 20·30대 개신교인의 비율은 10년 사이 절반가량 감소, 동일 연령대의 일반 국민 10명 중 1명 정도로 조사됐다. 반면 가나안 성도의 비율은 증가해 4명 중 1명 정도는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는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0월 18일~11월 1일까지 만 19세 이상 성인을, 지난해 12월 28일 2024년 1월 3일까지 청소년(중고생)을 대상으로 종교 분포와 가나안 성도 비율을 파악하기 위한 ‘2023 한국인의 종교 현황’ 조사를 진행했다. 만 19세 이상 성인 4751명과 청소년(중고생) 7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각각 ±1.4%, ±3.7%다.

◆20·30대 종교인, 6년간 절반 감소

우리나라 3대 종교인 개신교, 불교, 가톨릭 인구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니 개신교, 불교의 경우 2012년부터 감소세를 보이는데 전반적으로 2023년 불교 인구의 하락 폭이 2012년 대비 -10%p로 매우 컸고, 개신교는 2012년 정점(22.5%) 이후 지속해서 감소세를 이어가 최근 10년 새(2012~2023) 6%p 감소했다.

종교를 가진 ‘종교인’의 특성을 살펴본 결과,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고 연령대가 높을수록 종교인 비율이 높은 특징을 보였다. 2017년과 2023년 조사를 통해 지난 6년 사이 종교인 특성을 비교해 보니 2023년은 남성 32%, 여성 42%로 6년 전 대비 남녀 종교인 모두 감소했고, 특히 여성의 감소 폭이 더 컸다. 또 20·30대의 종교인 비율은 2023년 각각 16%, 19%로 2017년 대비 절반가량 감소해 20~30대의 종교인은 해당 세대에서 5명 중 1명도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72.4% 무교… 성인比 많아

청소년 중 종교가 있는 경우는 27.6%에 불과했다. 이중 개신교인 청소년은 13.6%, 불교는 7.6%, 가톨릭은 5.7%, 기타는 0.7로 집계됐다. 나머지 72.4%는 무종교인이라고 응답해 청소년의 무종교인 비율이 성인보다 높았다.

청소년의 종교를 특성별로 살펴보면 전 종교에서 여학생보다 남학생 비율이 더 높고 대체로 연령대가 어릴수록 종교인 비율이 높은 특징을 보였다.

◆가나안 성도 10년간 2.5배 증가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의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2012)’와 이번 2023년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 개신교인 중 가나안 성도 비율은 2012년 10.5%에서 2023년 26.6%로 2.5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개신교인 4명 중 1명 이상은 교회를 출석하지 않는 가나안 성도인 셈이다.

개신교인 중 가나안 성도의 연령별 비율을 보면 20대가 45%로 가장 높고, 30, 40대도 각각 35%, 36%로 3명 중 1명 이상이 가나안 성도였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가나안 성도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고령층이 될수록 다시 교회로 회귀하는 현상으로 추측된다.

한국교회 출석자 수는 향후 어떻게 변화할까. 전체 우리나라 인구 중 개신교인 비율과 가나안 성도 비율을 다른 변수는 통제하고 단순하게 지난 11년간의 추세 기울기를 반영해 향후 10년 뒤를 예상하면 개신교인의 비율은 12.6%까지 떨어지며, 가나안 성도의 비율은 37.1%까지 증가하게 된다.

(출처: 목회데이터연구소)
(출처: 목회데이터연구소)

최근 6년간의 교회 출석자의 연령대 비중을 살펴보니, 2017년 각각 17%인 20·30대의 비율은 2023년 절반 이하로 떨어진 반면, 60대 이상의 비율은 30%에서 52%로 크게 증가했다.

목데연은 탈종교화 현상 원인에 대해 “종교가 더 이상 영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라며 “종교가 없는 삶은 세속에 집중하게 되고 비혼과 저출산을 초래하는 사회적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에 차세대 사역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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