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 불검출 선제적 조치
硏 “1ℓ당 평균 입자 24만개”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제주삼다수. (출처: 공사 홈페이지) ⓒ천지일보 2024.01.15.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제주삼다수. (출처: 공사 홈페이지) ⓒ천지일보 2024.01.15.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생수 제조사로서 페트병을 양산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환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표준 절차’ 준비에 선제적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환경부는 2026년까지 미세플라스틱을 얼마나 섭취해도 안전한지에 대해 분석할 수 있는 ‘표준 절차’를 선제적으로 마련한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시는 생수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면서 안전에 우려를 표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2019년 6월 12일 호주 뉴캐슬대와 함께 진행한 ‘플라스틱의 인체 섭취 평가 연구’ 결과 ‘매주 평균 한 사람당 2000여개, 5g의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분석를 보면 매주 신용카드 한 장, 한 달이면 칫솔 1개 분량의 플라스틱을 섭취한다는 것이다.

9개 국가 11개 브랜드 생수 259개 중 93%가 이에 해당되며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작아 정수기로도 걸러지지 않는다고 WWP는 밝혔다. 

제주삼다수는 올해로 출시 26주년을 맞이했다. 제주도는 삼다수의 고향이다.

제주개발공사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경우 미세플라스틱을 얼마나 먹어야 인체에 영향이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 없는 상태지만 선제적으로 이를 관리할 수 있는 표준 절차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제주특별자치개발공사 무라벨 제품라인 제주삼다수 그린 330㎖, 500㎖, 2L. 이 중 330㎖ 용량은 페트병을 2g 경량화하는 데 성공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다. (출처: 공사 홈페이지) ⓒ천지일보 2024.01.15.
제주특별자치개발공사 무라벨 제품라인 제주삼다수 그린 330㎖, 500㎖, 2L. 이 중 330㎖ 용량은 페트병을 2g 경량화하는 데 성공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다. (출처: 공사 홈페이지) ⓒ천지일보 2024.01.15.

◆美대학 마트 3가지 생수 1ℓ 분석 연구결과

  “생수 1ℓ 페트병 24만여개 미세플라스틱”

   국립환경과학원 2026년까지 ‘분석 표준화’

플라스틱이 분해될 때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은 산·바다와 연안뿐만 아니라 동물의 배 속과 인간의 혈액에서도 발견돼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먹이사슬을 통해 식탁에서 오르기도 하는데 인체에 유입된 이후의 악영향에 대해서는 외국에서도 유의미한 연구가 이전엔 없었다.

최근 미국 컬럼비아대학과 럿거스대 연구진이 ‘미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시중 마트에서 판매되는 생수 브랜드 세 가지를 고른 뒤 각각 5개의 표본을 가져와 분석한 결과 “생수 1ℓ당 평균 약 24만여 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고 외신을 통해 발표했다.

미국 3개 브랜드의 병입 생수에서 발견된 7종류의 플라스틱 가운데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페트)와 폴리아미드 입자도 있었다면서 병입과 필터 정수 과정에서 플라스틱이 물속에 들어간다는 추정을 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CNN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알 수 없었던 생수 속에 들어있는 나노 플라스틱의 양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연구에 참여한 웨이 민 컬럼비아대 화학과 교수는 나노 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보다 건강에 더 위협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WP에 따르면 미세한 크기의 플라스틱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5㎜~1㎛(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 분의 1m)인 플라스틱 입자를 말한다. 특히 미세플라스틱보다 더 작은 크기 100㎚(나노미터, 100만분의 1㎜) 미만의 나노 플라스틱은 환경에 얼마나 존재하는지, 어떻게 발생하는지 알기는 더 어려운 상황이다. 

미세플라스틱이 국내에서 환경 이슈 중 하나로 본격 거론된 시기는 2017년 9월부터다. 당시 해외에서 리터당 평균 4.3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알려지자, 환경부는 먹는샘물, 정수장 등을 조사했는데 제수삼다수는 ‘불검출’로 나왔다.

환경부는 올해까지 미세플라스틱 측정 및 위해성 평가 기술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2026년까지 95억원을 투입해 미세플라스틱 분석 표준화 등을 수행키로 했다.

제주특별자치개발공사 친환경 경영 강화 비전인 ‘그린 홀 프로세스’. (출처: 공사 홈페이지) ⓒ천지일보 2024.01.15.
제주특별자치개발공사 친환경 경영 강화 비전인 ‘그린 홀 프로세스’. (출처: 공사 홈페이지) ⓒ천지일보 2024.01.15.

◆공사 ‘그린 홀 프로세스’ 자발적 감축 유지

공사는 2021년을 ‘ESG(환경, 사회공헌, 지배구조) 선도 공기업’ 경영 원년으로 선포하고 제주삼다수를 중심으로 친환경 경영 강화 비전인 ‘그린 홀 프로세스’를 발표한 바 있다.

공사는 이산화탄소 저감을 통한 생산부터 수거, 새활용(업사이클)까지 전 과정을 포괄하는 친환경 사업 모델인 그린 홀 프로세스 경영을 본격화했는데 2025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2020년 대비 25%를 줄이고 20230년까지 50%까지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공사는 2021년 라벨 없는 제품인 ‘제주삼다수 그린’을 선보였다. 음용 후 별도 분리배출 없이도 자원순환이 될 수 있도록 3無(무라벨·무색캡·무색병) 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함이다. 현재 약 35% 수준인 ‘제주삼다수 그린’의 생산량을 점차 늘려 2025년에는 총 생산량의 50%, 2026년에는 100%까지 생산·판매할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지난 3년간 플라스틱 사용량의 약 2570t을 감축했으며 2020년 대비 약 9% 절감했다”며 “또한 용기 경량화 등을 통해 2026년까지 제주삼다수 500㎖ 제품은 약 10%, 2ℓ 제품은 약 11% 무게를 줄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생수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재활용 페트(CR-PET)를 적용한 화학적 재활용 페트 ‘리본’을 개발하고 생수병 경량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힘쓰는 등 소재 혁신을 통한 친환경 라인업 확대도 역량을 모으고 있다.

공사는 물리적 재활용 페트(MR-PET)안전성 검증 등 시제품 개발과 국내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적용한 CR-PET 국산화 연구를 추진하는 등 재생 페트 품질 고도화를 위한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탄소저감 노력을 통해 지난해 이산화탄소 절감 규모는 9394t(예상치)에 이르는데, 이는 소나무 7만 5148그루를 심은 효과와 동일하다.

한편, 국내 미세플라스틱 분석 경력은 아직 정착되지 않은 단계다.

반면 유럽 등 미세플라스틱 분석법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해외분석기관의 분석법을 도입하고 있는 추세이고 이 중 ‘한국분석과학연구소’가 독일 분석법을 도입해 표준화 작업을 진행했다.  

자연 환경과 사람에게 해로운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백경훈 제주개발공사 사장은 지난해 취임사를 통해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선제적·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 기존의 안정적인 관리체계에서 미래를 대비하는 선제적 대응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생산, 품질, 유통관리, 판매에서의 혁신성장체계를 구축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 사장은 미세플라스틱 표준 절차와 관련 “친환경 활동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 지속가능한 수자원을 물려주고 제주 도민들과 함께 상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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