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ICBM 도발 후 한달 만
군, 신형 고체 IRBM 가능성 거론
“김정은 말폭탄, 행동 옮기는 과정”
체제 결속‧남남 갈등 유발 의도인듯
일각선 南훈련‧美자산 움직임 연관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4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보도를 보고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 처음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작년 12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27일 만이다. 2024.1.14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4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보도를 보고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 처음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작년 12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27일 만이다. 2024.1.14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14일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IRBM·사거리 3000∼5500㎞)을 발사했다.

올해 들어 처음 탄도미사일이자 중거리급 고강도 도발에 나선 것인데, 작년 11월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 이후 위협 수위를 계속해서 높여온 터라 주목된다.

◆북한, 동해상 중거리급 탄도탄 발사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늘 오후 2시55분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또 “우리 군은 미일 측과 긴밀한 공조 하에 세부 제원에 대해 분석 중에 있다”고도 했다. 한미일은 북한 미사일 정보 관련 실시간 공유 정보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그러면서 “미일 당국과 발사된 북한 미사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올해 초 군의 해상 사격훈련에 맞대응해 5~7일 사흘 연속 해안포 사격에 나선 바는 있지만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12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27일 만이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17, 18일 이틀 연속으로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해 11월 엔진 시험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한 신형 고체연료 IRBM 시험 발사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북한은 신형 IRBM용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을 개발해 지난해 11월 11일과 14일 1, 2단 엔진의 지상 분출 시험을 진행해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거리상으로는 평양에서 괌까지 약 3500㎞, 알래스카까지 약 6000㎞ 떨어져 있어 이 두 곳의 미군 기지를 타격권에 둔 것이라는 평가다. 한편 이날 오후 일본 방위성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물체를 발사했다고 발표했다고 현지 공영방송 NHK와 교도통신이 전했다. 일본 방위성은 일본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北중거리급 고강도 도발 나선 의도는

북한은 지난해 9.19 군사합의 전격 폐기를 선언한 이후 최전방 감시초소(GP) 복원과 공동경비구역을 재무장하는 등 조치를 밟아왔고, 올해 초에는 군의 해상 사격훈련에 포사격으로 도발하는 등 대남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게다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를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 국가로 규정하며 ‘영토 평정’을 얘기하더니 10일에는 ‘대한민국은 주적’이라며 ‘초토화’를 거론하는 등 지속적으로 무력시위에 나서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다가 이날 또 강도를 높여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이다.

문성묵 한국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통화에서 “그간 김 위원장 말폭탄의 연장선으로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이라고 봐진다”고 말했다. 북한의 잦은 도발 행태는 위기를 고조시켜 체제 결속을 도모하려는 의도인데 전쟁발발 가능성을 부각해 민심 이반과 불만을 억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남측 총선을 앞두고 남남갈등을 유발하고 대미 압박에 나서는 등 일부러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지의 표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 일각에선 북한이 남한을 ‘전쟁 중인 적국’으로 규정한 만큼 향후 제2의 연평도 포격과 국지전 등 최악의 시나리오도 상정해야 한다지만, 총선용 당리당략에 골몰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뻔한 노림수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북한이 진보 정부든 보수 정부든 똑같다는 평가를 내렸지만, 그래도 극우‧보수 세력 결집에 활용하려 드는 윤 정부의 행태에는 말려들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또 한편에선 이번 북한의 도발도 올해 초와 같이 남측의 훈련이나 미 전략자산의 움직임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지난번 북한의 해안포 사격은 연말 남측의 1주일간의 사격 훈련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다. 북한 미사일 도발도 남한 훈련이나 미 전략자산의 동향과 연관된 경우가 많다”며 “이런 상황을 쏙 빼놓고 북한 도발만을 강조한다면 남북 관계를 올바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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