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휴전 결의안 찬성 13표에도
상임이사국 미국 반대에 채택 무산
상임이사국 프랑스 “장기화 위험”
UAE “안보리, 평화보장 멀어져”
팔레스타인 “미국, 전쟁범죄 공범”

[뉴욕=AP/뉴시스] 2022년 11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열리고 있다. 2022.11.22.
[뉴욕=AP/뉴시스] 2022년 11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열리고 있다. 2022.11.22.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이스라엘-하마스간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유엔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부결된 가운데 찬성했던 여러 국가가 반발하고 있다.

9일(한국시간) 유엔 공식 홈페이지와 로이터통신, CNN 등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가 제출한 휴전 결의안 표결에서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해 채택이 불발됐다.

상임이사국인 프랑스 등 이사국 13개국이 찬성표를 던졌지만, 상임이사국 미국 한 국가의 반대로 결의안은 부결됐다. 또 다른 상임이사국 영국은 기권했다.

안보리 결의안은 미국 영국 프랑스를 비롯해 중국과 러시아까지 총 5개국의 상임이사국 중 단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절대로 채택되지 않는다.

이번에 거부된 결의안은 즉각적인 휴전, 무조건적인 인질의 석방 등의 내용을 담았다.

반대한 미국은 “현 상황에서 휴전은 하마스에게만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단체 하마스 간의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집을 떠난 난민 팔레스타인인들이 텐트 캠프에 대피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단체 하마스 간의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집을 떠난 난민 팔레스타인인들이 텐트 캠프에 대피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로머트 우드 미국 차석대사는 표결 전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무기를 내려놓으면 하마스가 계속 인질을 붙잡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우리는 다음 전쟁의 씨앗만 심는 지속 불가능한 휴전을 요구하는 이 결의안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찬성표를 던진 니콜라 드 리비에르 프랑스 대사는 “테러와의 싸움과 민간인 보호 사이에서 어떤 모순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유일하게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토대로 두 국가가 평화와 안보 속에 공존하는 정치적 지평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의안 채택이 무산된 뒤엔 “불행하게도 안보리는 또다시 실패했다”면서 “협상에 대한 진정성 있는 참여를 거부함으로써 가자 지구의 위기는 더욱 악화되고 있으며 상황이 장기화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출처: AFP 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출처: AFP 연합뉴스)

결의안을 제출했던 UAE의 무함마드 아부샤합 차석대사는 “가자지구에 대한 무자비한 폭격을 중단하라는 요구에 단결할 수 없다면, 우리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무엇인가”라며 안보리가 평화 안보 보장 임무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통령은 “미국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전쟁범죄에 공범이 됐다”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6일 분쟁 예방을 위한 총장의 중재 권한을 담고 있는 유엔 헌장 99조를 발동해 안보리를 소집했다. 

이와 관련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을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하마스 편에 섰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휴전결의안이 거부된 이후 가가지구에서의 전투가 격화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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