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12월부터 정찰임무 착수”… 자신감 과시

정부, 9.19 합의 정지로 대응… 3시부터 시행

北 추가 위성도 예고… 南은 30일 1호기 발사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은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2023.11.22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은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2023.11.22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22일 군사정찰위성을 우주 궤도에 정상적으로 진입시켰다. 오후에는 괌의 미군기지를 촬영했다고도 주장했다.

남한 당국은 위성체의 궤도 진입 여부는 북한과 같은 결론을 내렸지만, 정상 작동 여부는 추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를 계기로 남북 간 우주 경쟁이 본격화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北 “성공적 궤도 진입, 괌도 촬영”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새벽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밤 ‘천리마-1형’으로 발사한 정찰위성 ‘만리경-1호’가 궤도에 정상적으로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오후에는 이 정찰위성으로부터 괌 미군기지를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종합관제소 방문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는 오전 9시 21분에 수신한 태평양 지역 괌 상공에서 앤더슨 공군기지와 아프라항 등 미군 주요 군사기지구역을 촬영한 항공우주 사진들을 보셨다”고 전했다.

이어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만리경-1호가 7∼10일간의 세밀 조종 공정을 마친 후 12월 1일부터 정식 정찰임무에 착수하게 된다고 보고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는 이제는 만리를 굽어보는 ‘눈’과 만리를 때리는 강력한 ‘주먹’을 다 함께 자기 수중에 틀어쥐었다고 하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다양한 정찰위성들을 더 많이 발사해 궤도에 배치하고 통합적, 실용적으로 운용해 나가야 한다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2024년도 정찰위성 발사 계획을 심의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눈’에 해당하는 정찰위성을 수개를 띄우는 것은 물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핵탄두 탑재 투발 수단인 탄도미사일을 가리키는 ‘주먹’을 앞세워 위력을 과시하며 대내외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북한이 공개한 관제소 사진에는 괌과 태평양, 한반도가 포함된 지도 이미지가 담긴 대형 현황판 등이 나왔으나 위성이 찍은 것은 아닐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위성이 찍은 사진이 맞더라도 구름에 가린 괌의 모습이 흐릿해 정찰위성 정보로서 가치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합참 “궤도 진입”… 정상작동은 아직

합동참모본부는 “위성체는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당초 만리경-1호가 목표 궤도에 진입할 속도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지만 한미일 공조로 분석 끝에 진입했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합참은 다만 위성체의 정상 작동 여부는 유관기관 및 한미 공조 하에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했다고 말하려면 궤도에 오르는 것과 함께 위성과 지상 기지국 간 신호 송수신이 되고 지상을 촬영한 사진 및 영상도 발신되는지 확인돼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2012년 12월 광명성 3호 2호기와 2016년 2월 광명성 4호 등 두 차례 위성을 궤도에 올린 적이 있지만 정상 작동이 확인된 적은 없다. 발사체에 탑재하는 위성체 기술도 아직 미비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군이 올해 5월 북한의 1차 발사 때 인양된 낙하물을 분석한 결과, 당시 정찰위성에 장착된 카메라의 해상도도 3m급에 불과했다. 이는 가로·세로 3m 물체를 한 점으로 표시하는 수준이다. 다만 러시아의 지원이나 밀수 등을 통해 국외에서 고품질 부품을 들여와 성능을 개선했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위성체의 정상 작동 여부나 기술 수준은 추후 평가하더라도 북한은 올해 5월 1차 발사와 8월 2차 발사에 실패한 이후 당초 예고했던 10월도 넘겨 우여곡절 끝에 3번째 발사 만에 정찰위성 운반 로켓 발사를 성공시켰다. 이 로켓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 따른 금지 대상인 탄도미사일 기술이 들어간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이날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9.19 남북군사합의 1조 3항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효력정지를 의결하고 대응 조치했다. 작년 시도때도 없는 발사 당시에는 가만히 있다가 궁색하다는 의견이 다. 게다가 위성체 발사와 9.19 합의와는 별다른 상관관계도 없다. 효력 정지된 조항은 MDL(군사분계선) 주변 일정 구역에서 비행을 금지한 것이다. 효력 정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시행됐다.

◆정찰반경 넓어져 작전 환경 변화 관측

북한이 정찰위성을 궤도에 정상 진입시킨 가운데 남한도 이달말 첫 번째 정찰위성을 발사할 예정이어서 남북 간 우주 경쟁이 본격 시작하는 양상이다. 북한 정찰위성 수준으로 볼 때 너무 이른 평가지만 우주에서 쌍방 정찰 작전이 무한대로 넓어져 한반도 작전 환경이 크게 변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이날 세 번째 발사된 만리경-1호는 길이 1.3m, 무게 300㎏으로 해상도는 3m 내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군은 지난 7월 만리경-1호 잔해 수거 결과 “정찰위성으로서의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같은 급이라 만리경-1호 1기만으론 별다른 위협이 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만리경-1호가 궤도에서 정상 작동할 경우 재방문 주기는 하루 세 차례 정도일 것으로 추산되는데, 남한지역의 특정 목표물 상공을 하루 세 번 정도 방문해서는 정찰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북한이 만리경을 여러 기 쏴 올려 궤도에서 정상적으로 작동시킨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5기 정도를 운용한다면 재방문 주기는 2시간가량으로 단축되기 때문이다.

문성묵 한국전략연구원 통일센터장은 통화에서 “만리경-1호 1기가 당장 위협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이번 발사체와 같은 성능으로 제작된 로켓으로 여러 기를 쏠 수 있기 때문에 향후에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군으로서는 북한의 변화될 전술에 대비해야 한다,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군도 오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 탑재 위성 4기와 전자광학(EO)·적외선(IR) 탑재 위성 1기 등 5기를 전력화할 계획이다.

해상도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상 30㎝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어 북한의 이동식발사대(TEL)도 탐지 가능한 수준이라고 군 관계자들은 전했다. 5기의 한반도 상공 재방문 주기는 2시간가량이다. 군은 재방문 주기를 단축하고자 무게 100㎏ 미만의 초소형 위성 수십 기를 쏴 올려 30분까지로 단축하는 계획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기의 정찰위성을 운용하면 특정 지역을 감시할 수 있는 주기가 빨라져 정찰 능력이 강화, 즉 지상과 해상 등 첩보 수집 능력이 배가돼 작전 반경도 획기적으로 늘어난다. 적의 핵·미사일·장사정포 기지, TEL 등 고정 및 이동표적을 재빨리 포착할 수 있고 병력과 장비 움직임과 핵심 기지 변화 등도 실시간 잡아낼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이 우주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22일 평가했다. 앞서 북한은 전날 밤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
(서울=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이 우주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22일 평가했다. 앞서 북한은 전날 밤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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