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불황에 부실 우려 커져
“고금리·부동산 침체  여전해”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출처: 연합뉴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5대 시중은행 건설업 대출 규모가 올해 들어 2조원 이상 늘었다. 특히 하나은행은 올해만 건설업 대출 잔액이 1조 3천억원 늘었다. 1년만에 대출 규모를 30% 늘린 셈이다. 건설업계 업황이 부정적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건설업 대출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의 올해 9월 말 기준 건설업 대출잔액(은행계정 원화대출금·신탁대출금 기준)은 22조 3381억원이다.

지난해 말(19조 9972억원)보다 2조 3409억원 늘어난 액수다. 지난 6월 말(20조 9727억원)과 비교해도 1조 3654억원 늘었다. 3개월 만에 대출액이 1조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건설업 대출 잔액은 지난 2020년 3월 말 14조 6345억원 수준이었고, 2021년 12월 말까지 15조 8653억원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19조 9천972억원, 올해 9월 22조 3381억원까지 늘면서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 6조 1418억원 ▲농협은행 5조 377억원 ▲KB국민은행 3조 9678억원 ▲우리은행 3조 7119억원 ▲신한은행 3조 4789억원 등 순이었다.

특히 하나은행 건설업 대출액이 올해 4조 7380억원에서 6조 1418억원으로 늘면서 1조 4천억원(29.6%) 폭증했다. 타 은행을 보면 KB국민은행은 4313억원, 우리은행은 2821억원, 농협은행은 3062억원 늘었고, 신한은행은 826억원 줄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건설업 연체율이 다른 업권보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면서 “시장이 얼어붙었고 고금리도 여전한 상황에서 대출을 급격하게 늘릴 경우 리스크 감당이 가능할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건설업계 업황은 당분간 나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11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 보고서를 통해 “11월 들어 주택사업경기지수와 자재수급지수, 자금조달지수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주택시장 지표가 온기가 돌기 직전인 올해 2월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은 주산연 연구위원은 “올해 주택인허가 물량과 착공물량, 분양물량 모두 30~50% 급감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주택사업경기전망까지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향후 지역경제와 거시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수급불균형 장기화에 따른 주택시장 불안정 문제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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