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서 소외된 상인들 없도록
코로나 시기, 행정 개편 기여
엔데믹엔 AI과정 등 교육운영
업권 개선 위한 법 개정 추진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정현모 직능연합 회장이 지난 6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로 직능연합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 회장은 상인·시민들을 모아 전국 각지 전통시장을 순회 방문하며 ‘서민경제살리기 활동’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5.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정현모 직능연합 회장이 지난 6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로 직능연합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 회장은 상인·시민들을 모아 전국 각지 전통시장을 순회 방문하며 ‘서민경제살리기 활동’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5.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소상공인 당사자가 가장 잘 알지요. 소상공인으로 살아오면서 제가 직접 느낀 문제점과 더불어 제가 주변에서 보고 듣고 알게 된 소상공인들의 힘든 상황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어요. 무엇이 됐든 내 할 일을 찾고, 무엇으로든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자는 심정으로 지금껏 일하게 됐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임 인원 제한은 물론 영업시간까지 제한됐던 시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고통은 극한에 달했다. 시간이 흘러 코로나 엔데믹이 선언됐지만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기다리고 있던 건 고환율·고금리·고유가의 ‘3고(高)’였다. 한숨 돌리기도 전에 또다른 문제에 봉착한 것이다.

이러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가장 가까이에서 이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이가 있다. 바로 정현모 직능연합 회장이다. 정 회장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 소상공인들과 힘을 모아 정부의 행정체계 개편을 이끌었고 각종 지원 정책으로부터 소외되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없도록 기준을 명확히 하는 데 일조했다.

코로나 엔데믹인 현재는 인공지능(AI)의 발전 등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직업능력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해 소상공인들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기자는 정 회장을 만나 정 회장이 걸어온 길과 그간 직능연합이 이뤄왔던 성과, 앞으로 이룰 목표와 계획 등을 들어봤다.

◆미용인으로 소상공인 길 걸어

미용인이자 소상공인으로서 직접 여러 어려움을 겪었던 정 회장은 18년 이상 미용과 교수로 일하면서도 소상공인들의 권익과 업권 향상을 위해 고민했다. 오로지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일하며 봉사활동을 자처하고 사람을 만나다 보니 ‘직능연합’이라는 연대체의 회장으로 부임하게 됐다.

직능연합은 직업능력(직능)을 가진 자영업자·소상공인이라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연대체다. 1998년 300여개 단체가 모여 결성됐지만, 현재는 다양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단체들은 물론 일반 사회단체까지 전국적으로 2000여개가 넘는 단체가 함께해 거대한 연대체를 이루고 있다.

문상주 직능연합 총재와 정 회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직능연합의 회장단 이하 여러 단체는 함께 힘을 모아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했고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어서는 AI 관련 기술 등 새로운 직능 교육을 통해 소상공인들의 능력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정현모 직능연합 회장이 지난 6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로 직능연합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 회장은 상인·시민들을 모아 전국 각지 전통시장을 순회 방문하며 ‘서민경제살리기 활동’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5.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정현모 직능연합 회장이 지난 6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로 직능연합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 회장은 상인·시민들을 모아 전국 각지 전통시장을 순회 방문하며 ‘서민경제살리기 활동’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5.

“코로나 때는 모두가 어려움을 겪던 시기였지요. 큰 틀에서 나뉘어져 있긴 했지만 어디까지를 소상공인으로 봐야 하는지, 또 어디까지를 자영업자로 봐야 하는지 그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 정부의 지원 정책으로부터 소외되는 상인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우리가 나서서 정부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고, 관련 법률상 규격이나 대상을 명확하게 하면서 소외되는 상인들 없이 모두가 보상받을 수 있도록 했어요. 심지어 한 할머니가 운영하는 거리의 노점까지도 다 포함하게 해서 거의 빠진 사람 없이 다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어요.”

정 회장은 당시를 회상하면서 이때 소상공인들의 존재감을 알릴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정 회장은 코로나 지원금 외에도 직능인으로서 서비스 생산업에 종사하면서도 직업을 인정받지 못했던 이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서도 힘써 왔다. 예를 들면 직업으로 인정되지 않았던 대리운전기사를 직업군에 포함하도록 하고 4대 보험에도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활동 등이다.

정 회장은 “우리 사회에는 직업 활동을 하면서도 직업인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특히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그런 경우가 많다”며 “모든 직능인들이 정책적인 부분에서 소외됨이 없도록 회의와 정책세미나를 진행하며 대책을 마련해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고용법 개정안 국회통과 시급”

정 회장은 소상공인들과 함께 권익·업권 향상을 위한 법안 변경도 추진하고 있다. 그중에는 실제로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도 있다. 현행 고용보험법 제10조 2항에 따르면 65세 이상 신규 취업자는 실업급여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로 변해가며 소상공인들 역시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이 된 소상공인들이 고용보험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는 셈이다.

정 회장은 “많은 고령자가 취업을 하며 직업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는 직능인을 나이에 따라 차별하는 것”이라며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서도 65세 이후 고용되거나 자영업을 시작한 사람에게도 실업급여가 지급될 수 있도록 고용부 장관에게 고용보험법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정현모 직능연합 회장이 지난 6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로 직능연합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 회장은 상인·시민들을 모아 전국 각지 전통시장을 순회 방문하며 ‘서민경제살리기 활동’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5.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정현모 직능연합 회장이 지난 6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로 직능연합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 회장은 상인·시민들을 모아 전국 각지 전통시장을 순회 방문하며 ‘서민경제살리기 활동’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5.

정 회장은 이외에도 지난해 2월 국회에 발의된 ‘국민 평생 직업능력 개발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평생교육시대를 맞아 나이와 직업을 불문하고 모두가 ‘배움’을 가질 수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특히 우리 같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폭넓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면 더 많은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에 따르면 직능연합은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단체는 아니지만 자발적으로 나서서 직능인을 위한 여러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은 AI·챗GPT 과정, 유튜브 전문가 과정, SNS 마케팅, 라이브 커머스(실시간 온라인 소통 쇼핑서비스) 등 시대변화에 맞춰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내용들로 구성했다.

정 회장은 “20여개의 교육과정을 개설해 운영하면서 새로운 직업능력을 계속 확장하려고 한다”며 “한 강의당 적게는 20명에서 많게는 100명까지 수강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교육이라면 어떤 교육이든 꾸준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능연합을 이끌면서 정 회장이 추진하는 일은 이뿐만이 아니다. IMF 때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어려운 나라 경제에 보탬이 됐던 경험을 살려 이제는 상인·시민들을 모아 전국 각지 전통시장을 순회 방문하며 ‘서민경제살리기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한 지역의 전통시장을 선정하고 서울에 살고 있는 직능인들이 적게는 1000명에서 많게는 2000명까지 대규모로 이동해 지역 전통시장에서 구경도 하고 상품도 살 수 있게 하는 활동이다. 직능연합은 올해 9월까지 총 67회 활동을 했고 앞으로도 지속할 계획이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정현모 직능연합 회장은 상인·시민들을 모아 전국 각지 전통시장을 순회 방문하며 ‘서민경제살리기 활동’을 하고 있다. 정 회장(왼쪽 세 번째)이 지난 7월 12일 목포전통시장을 방문했을 당시 모습. (제공: 직능연합) ⓒ천지일보 2023.11.15.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정현모 직능연합 회장은 상인·시민들을 모아 전국 각지 전통시장을 순회 방문하며 ‘서민경제살리기 활동’을 하고 있다. 정 회장(왼쪽 세 번째)이 지난 7월 12일 목포전통시장을 방문했을 당시 모습. (제공: 직능연합) ⓒ천지일보 2023.11.15.

◆“서민경제 위해 인력난 해결해야”

정 회장은 정부가 서민경제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금융권 진입이 어렵다. 정부의 지원은 제한돼 있고 일반 은행은 벽이 높다”며 “적어도 6개월이나 1년 정도는 버틸 수 있는 여력을 만들 수 있게 해야 하는데 기업에 비해 소상공인에게는 대출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우 1억원에서 3억원까지 그 보증을 국가가 서고 최소한도 3년 이상 거치기간 후 분할 상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것이 서민경제를 살리는 길이다. 소상공인이 살아야 나라 경제가 산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서비스업 인력 문제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그는 “서비스업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인력”이라며 “인력난으로 자영업자들의 타격이 크다. 외국 인력이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도록 법무부가 비자 제도를 변경하고 외국의 젊고 유능한 이들이 와서 교육도 받고 일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모아 정부에 전달하고, 법안을 바꿔나가고, 지역 상권에 도움을 주고자 협력을 이뤄가는 등 다양한 일을 하는 정 회장은 ‘때론 지칠 때가 있지 않으냐, 인생의 모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항상 최선을 다하자’. 무슨 일이든 안 되는 건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 일을 이루기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죠. ‘최선을 다한다’는 말은 단순하지만 아무나 쉽게 하지 못하는 일입니다. 진짜 최선을 다하기 위해선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들겠다’는 정도의 인내가 필요합니다. 생각하는 건 반드시 다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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