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몸 낮춘 윤석열 대통령
“국민 무조건 옳아” “반성”
보궐선거 참패 영향 미친 듯
전문가 “야당에 귀 기울여야”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만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만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 6개월 앞두고 위기감을 느낀 모습이다. 최근 국민의힘은 총선 바로미터로 언급되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 17.15%p 격차로 참패했기 때문이다. 이에 윤 대통령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한껏 몸을 낮추며 민생에 힘을 쏟고 있지만 이를 위해선 야당과의 관계 회복과 협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연일 낮은 자세로 민심 수습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비서실장부터 수석, 비서관 그리고 행정관까지 모든 참모도 책상에만 앉아 있지 말고 국민의 민생 현장에 파고들어 살아있는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으라”고 지시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나부터 어려운 국민의 민생 현장을 더 파고들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참모진과 회의하며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며 “어떠한 비판에도 변명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한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국민통합위) 만찬 회동 마무리 발언에서 “국민통합위 활동과 정책 제언들은 저한테도 많은 어떤 통찰을 줬다고 저는 확신한다”면서도 “다만 그것이 얼마나 정책 집행으로 이어졌는지는 저와 우리 내각에서 좀 많이 돌이켜보고 반성도 좀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같이 몸을 낮춘 배경에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통해 악화된 민심을 확인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여론조사 기관인 여론조사공정㈜가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남녀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긍정 평가는 37.0%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긍정 평가는 3.9%p 하락했다(응답률 2.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0~13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34.0%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긍정 평가는 3.7%p 하락했다(응답률 2.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 위의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당 관계자가 출입문을 닫고 있다. 2023.10.12 (출처: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당 관계자가 출입문을 닫고 있다. 2023.10.12 (출처: 연합뉴스)

여권은 정책 드라이브를 통해 위기 모면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여권이 민심을 잡지 못해 이번 총선에서 참패할 경우 윤 대통령 국정 동력 상실은 물론 레임덕 가능성도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여권은 현안 위주로 비정기적으로 열렸던 고위 당정협의회 주 1회로 정례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말로 민생만 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생 챙기는 것조차도 윤 대통령이 정책 기조를 바꿔야 이뤄지는 일”이라며 “가장 기본적으로는 윤 대통령 통치 스타일을 바꿔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일방통행적인 부분들을 다 개선해야 하고 야당하고도 협치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부연했다.

여권에서 민생 드라이브를 걸더라도 다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에서 반대할 경우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이에 야당과의 협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용산출장소 오명을 쓴 국민의힘에 대한 대통령의 간섭을 최소화해 당의 혁신과 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이 자세를 낮추고 여당에 힘을 실어주고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서 일방적인 독주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완전한 협치의 정신을 구현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이라도 야당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그런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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