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500대 기업 현금 현황 조사
현대차·LG엔솔 등 9곳 1조원 이상 증가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올해 상반기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현금)이 1년전 대비 62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불확실성 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사용 가능한 현금을 늘리는 모양새다.
1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연구소가 올해 지정된 500대 기업 중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278개 기업(금융사 제외)의 현금 보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대기업의 현금은 총 294조 82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6월 말(232조 5918억원)보다 62조 2336억원(26.8%)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은 1136조 3612억원에서 1189조 2233억원으로 52조 8621억원(4.7%) 증가해 현금 증가 규모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27개 기업이 포함된 IT전기전자의 현금 규모가 46조 3375억원(74.1%) 늘어나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결과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말 현금 보유량은 79조 9198억원으로 1년 전의 39조 5831억원 대비 40조 3367억원(101.9%)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단기금융상품을 대거 처분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1년 새 현금 보유량이 1조원 이상 늘어난 기업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등 9곳이다.
현대차는 20조 7천777억원으로 4조 6483억원(28.8%) 늘렸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4조 8602억원으로 2조 8767억원(145.0%) 늘렸다.
SK에너지(1조 8442억원↑), 두산에너빌리티(1조 6271억원↑), LG화학(1조 5676억원↑), SK하이닉스(1조 4945억원↑), 삼성물산(1조 2496억원↑), 현대삼호중공업(1조 151억원↑) 등도 현금 보유량을 1조원 넘게 늘렸다.
반면 HMM과 KT는 현금 규모를 1조원 이상 줄였다.
HMM은 작년 6월 3조 4338억원에서 올해 6월 1조 6977억원으로 1조 7361억원(50.6%) 줄었고, KT는 2조 8217억원에서 1조 8055억원으로 1조 162억원(36.0%) 감소했다.
김경준 CEO스코어 대표는 “기업 대다수가 이익잉여금 증가액 이상으로 현금을 늘려 가용 자원을 확보한 상태”라며 “불안정한 경제 탓에 기업들이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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