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남초 신체놀이·생태탐구 라이딩 활동
12년째 이어져 영산강 플로깅 등 진행해

노안남초 학생들이 자전거길을 줄지어 달리고 있다. (제공: 전남교육청) ⓒ천지일보 2023.09.11.
노안남초 학생들이 자전거길을 줄지어 달리고 있다. (제공: 전남교육청) ⓒ천지일보 2023.09.11.

[천지일보 전남=김미정 기자] 전남의 한 초등학교가 전교생이 함께하는 자전거 하이킹을 12년째 이어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네 발 자전거로 입문한 1학년 학생들이 멋진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섭렵하기까지 도전정신과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나주 노안남초등학교 이야기다.

노안남초(교장 정정하)의 자전거 하이킹은 2011년 시작됐다. 전교생 30명 이하로 폐교 위기를 맞았던 때 작은학교 만의 특별한 교육활동을 고민하던 교직원들은 자전거 하이킹을 떠올렸다.

학교 바로 건너에 영산강이 내려다보이는 승촌공원을 달리며, 학생들의 신체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계절마다 다른 생태계를 돌보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학부모들도 동참했다. 자전거 하이킹, 텃밭 활동 등 계절 프로젝트 홍보 전단지를 손수 제작해 뿌리며 학교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학교와 지역사회의 노력 덕에 현재는 전교생이 78명까지 늘었다.

노안남초는 학생 한 명당 자전거 한 대를 보급했다. 저학년은 우선 네발자전거로 운행 감각을 익혔고, 고학년은 자전거길을 달릴 때의 안전 수칙을 함께 배워나갔다.

하이킹 코스는 학년에 따라 차별화를 둬 운영된다. 1~2학년은 승촌보 일대(3㎞), 3~4학년은 빛가람대교(15㎞), 5~6학년은 영산대교(20㎞) 구간을 왕복하는 방식이다.

나주 인근뿐 아니라, 왕복 50㎞에 달하는 담양도 다녀오고 지난해 5월에는 광주 극락초로 달려가 ‘5월 정신’을 배우고 오는 특별한 라이딩도 진행했다.

‘하늘자전거팀’이 240㎞ 제주 자전거길을 완주하고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전남교육청) ⓒ천지일보 2023.09.11.
‘하늘자전거팀’이 240㎞ 제주 자전거길을 완주하고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전남교육청) ⓒ천지일보 2023.09.11.

처음에는 도착 지점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리는 게 목표였다면, 지금은 ‘주제가 있는 하이킹’을 통해 영산강 동식물 탐구,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등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3년 전 5학년 5명 학생으로 꾸려진 ‘하늘자전거팀’이 240㎞ 제주 자전거길을 완주하며 제주환경보호 캠페인을 진행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매주 30㎞씩 라이딩하며 체력과 실력을 다져 온 결실이었다.

교사들은 전교생이 함께한 첫 라이딩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자전거를 타고 교외로 나가는 만큼 안전사고 걱정이 많았는데 학부모들은 물론 노안 청년회, 주민들이 함께 나서 손을 보태준 것이다. 12년여 이어온 지금은 학생들 자전거 타는 날이면 일부러 나와 응원하는 반가운 마을 행사로 자리 잡았다.

노안남초는 매년 장비 재정비를 통해 현재 80여대 자전거를 갖췄고 자전거 관리 또한 학생들이 도맡는다. 올해는 운동장 공간혁신 사업을 진행해 자전거 트랙을 새 단장 할 계획이다.

가을 라이딩은 오는 10월 11~13일 생태탐방 및 환경정화활동을 주제로 전교생이 함께한다.

박숙현 노안남초 교사는 “자전거 하이킹은 내 고장의 생태를 돌보고 탐구하는 환경교육의 장이자 체력과 협동심을 기르는 놀이 활동”이라며 “앞으로도 교실 밖 자연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학생들과 함께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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