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서구적 관점에서만 본다면 중국은 거칠다.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가 방류된 지난 24일 예상대로 중국은 일본산 수산물 전면 수입금지를 선언했다. 후쿠시마 근처 지역의 수산물만이 아니고 일본 전 지역에서 중국에 수출되는 물량 전체에 대해 수입을 막아버렸다. 자유무역과 시장의 자율 기제에 의한 작동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단행하니 일본은 예상을 뛰어넘은 중국의 반발에 적지 않게 당황하고 있다.

문제는 홍콩까지 포함하면 일본 전체 수산물 수출품의 반에 조금 못 미치는 42%를 수입하는 중국 시장을 하룻밤에 잃어버린다는 사실이다. 작년 통계를 보면 중국이 871억앤(7939억원), 홍콩이 755억앤(6882억원)을 수입했다. 일본으로서는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게다가 중국시장감독관리총국을 동원해 유통되는 일본산 수산물을 포함 화장품, 의류, 잡화 등 일본산 소비재 전체를 전방위적으로 감시하면서 일본제품 불매운동 분위기까지 연출할 직전이다. 오염수 영향을 받는 일본 브랜드를 중국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방식은 사드 배치 때 한국에게, 호주와 분쟁 시 광산물 수입금지 조치의 예와 같이 사태 발생 초기 무자비하게 보복을 행사했던 방식의 반복이기도 하다. 돌이킬 수 없음을 알면서도 중국은 획일적이면서도 동시다발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사회주의 국가 자본주의라는 독특한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 우위를 유지하기에 전광석같이 실행하는 그들만의 방식이다.

결국 국제사회의 일원이고 일본을 무시할 수 없어 얼굴을 맞대고 대화와 협상을 할 것이다. 다만 대화 초기 기선을 제압하고 훈시하듯 연출하고 중국 중앙 CCTV를 통해 화면을 송출하면서 당당하게 문제 제기를 했고 강력한 시정을 요구했음을 자국민들에게 프로파간다 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수산물을 수입 못해 비싸게 자국민들이 먹게 되는 것은 안중에 없고 외교적 교섭에서 비교우위를 점하고 한동안 일본에게 큰소리치면서 벌써 중기적으로 출구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본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중국 외교는 항상 명분에서 우위를 점하고 무차별 공격하고 일정 목표를 달성한 후 커튼 뒤에서 서서히 대화를 유리하게 단행한 후 타국에게 심리적 타격을 입히면서 반대급부를 취하는 양태이다.

때로는 거칠고 위압적이고 거만하며 무자비하게 몰아친다. 권위적 강성 국가체제를 유지하면서 국민에게 민족주의와 애국주의를 불러일으켜 국내 통치 기반을 더욱 확고하게 하는 기회로 활용한다. 분명 정치 외교 경제적 목표 달성 후 소강상태로 들어갈 것이다. 일본도 발맞춰 연립여당의 한 축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를 통해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친서를 전달할 의사를 표출하고 있다. 중국과 희토류 분쟁 시 썼던 유사 방식이다.

한국은 중국과 같이 전면적 반대도 아니고 전면적 찬성도 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방조하고 있다. 일본에서 특사가 온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한국은 오히려 한국 단독으로도 더 나아가 한미 동맹으로 충분히 북한의 무력 도발을 막아낼 수 있는 역량이 있음에도 일본까지 끌어들인 한미일 준 군사동맹을 맺어 중국을 위시한 러시아와도 척지기 직전까지 달리고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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