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러시아군 미사일 공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지역의 곡물 창고 모습. (제공: 우크라이나 오데사주) ⓒ천지일보 2023.07.23.
21일(현지시간) 러시아군 미사일 공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지역의 곡물 창고 모습. (제공: 우크라이나 오데사주) ⓒ천지일보 2023.07.23.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대교 폭발과 관련해 군 차원의 보복을 예고한 뒤 우크라이나 오데사 지역을 대상으로 공습이 일주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허용한 흑해협정에서 탈퇴한다고 발표한 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로 향하는 선박을 군사적 목표물로 간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직후부터다.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오데사 주지사인 올레흐 키페르는 이날 러시아군이 오데사를 향해 오닉스·칼리브르 미사일을 발사해 최소 1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고 BBC 등 외신이 전했다. 폭발로 입원한 14명 중 어린이 4명도 포함됐다.

발표에 따르면 이번 폭격으로 인해 오데사 최대 UOC 정교회(UOC: Ukrainian Orthodox Church of the Moscow Patriarchate) 건물인 스파소-프레오브라젠스키 성당과 아파트 등 6개의 주거용 건물 등이 크게 파괴됐다.

특히 교회 건물은 오데사의 가장 큰 정교회 건물로 지난 1809년에 지어졌다. 지난 1939년 소련에 의해 철거된 후 2003년에 재건됐다.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탈퇴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곡물 시설이 집중돼 있는 항구도시 오데사에 대한 공격이 집중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곡물의 수출을 허용한 흑해곡물협정에서 탈퇴한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의 빵 바구니’라는 별명처럼 밀·옥수수·보리 등 곡물과 해바라기 씨, 유채 씨 등을 수출하는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곡물 생산국이다.

그러나 이달 들어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으로 약 6만톤 규모의 곡물이 더 이상 쓸 수 없게 됐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전했다. 오데사는 우크라이나의 가장 큰 항구로 수백만톤의 곡물이 이 항구를 통해 아프리카 등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오데사에서 응급 구조요원들이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주택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3.07.20 (출처: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오데사에서 응급 구조요원들이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주택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3.07.20 (출처: 연합뉴스)

지난 16일(현지시간) 크림대교 폭발 이후 보복을 예고한 러시아는 다음날 즉시 오데사, 미콜라이우, 마을에 대한 공습을 개시했다. 다음날과 그다음 날에도 많은 공습을 퍼부었다. 동부전선에 집중하고 있던 우크라이나는 갑작스러운 남부 공격으로부터 도시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격이 다리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우크라이나의 해상 공격 드론과 관련된 시설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곡물 수출과 관련된 민간 기반 시설을 공격해왔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4월 미국과 독일에서 각각 2개의 패트리엇 시스템(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지원받은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치열한 공방이 이뤄지고 있는 동부 전선에 주로 배치되면서 남부에 대한 갑작스러운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우크라이나 정부 설명이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 지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저공으로 날아오는 러시아의 오닉스와 Kh-22 미사일을 요격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리 이그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부 대변인은 “현재 방어수단이 필요하다. 특히 탄도 미사일 방어를 위해 남부 지역과 항구 도시를 수단으로 보강해야 한다”면서 “패트리엇이나 SAMP-T와 같은 미사일 방어시스템이 이 지역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기존 우크라이나 구소련 시대의 미사일 방어시스템과 달리 패트리엇은 고고도와 중고도 항공기뿐 아니라 순하항 미사일과 일부 탄도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그러나 단거리 공중 방어 시스템과는 다르게 패트리엇은 고정식이어서 다른 지역으로 신속하게 재배치할 수 없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군 미사일 공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지역의 곡물 창고 모습. (제공: 우크라이나 오데사주) ⓒ천지일보 2023.07.23.
21일(현지시간) 러시아군 미사일 공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지역의 곡물 창고 모습. (제공: 우크라이나 오데사주) ⓒ천지일보 2023.07.23.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오데사주 이즈마일의 곡물 항구에서 작업자들이 화물선에 곡물을 선적하고 있다. (AP/뉴시스)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오데사주 이즈마일의 곡물 항구에서 작업자들이 화물선에 곡물을 선적하고 있다. (AP/뉴시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