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휘 정치학박사/ 한국문화안보연구원 부원장

6.25전쟁은 1950년 6월 25일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무려 1129일간의 동족상잔이었으며, 북한 김일성의 전쟁범죄로 시작된 ‘남침전쟁’이었다.

다가오는 27일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제70주년이 되는 날이다. 돌이켜보면 과연 정전협정이었나 할 정도로 ‘정전’에 회의를 품게한 것이 사실이다. 정전의 사전적 의미는 ‘교전 중 어떤 목적을 위해 한때 서로 교전을 중지함’이라고 정의돼 있으나 끊임없이 70년간 교전해왔기 때문에 유감스러운 단어다.

정전협정문 ‘서언’에는 “최후적인 평화적 해결이 달성될 때까지 한국에서의 적대행위와 일체 무장행동의 완전한 정지를 보장하는 정전을 확립할 목적으로 아래 조항에 기재된 정전조건과 규정을 접수하며 또 그 제약과 통제를 받는데 각자 공동 상호동의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서언’은 일단 정전협정을 지켜야 한다는 전제로서 정전협정에 서명한 이후로 지금까지 ‘상호동의’를 위반하고, 무장공비침투와 어선 납북 및 KAL 007기 폭파 등 군사적·비군사적인 성질에 속한 것을 상습적으로 위반해 무용지물이거나 ‘빛 좋은 개살구’로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 정전협정의 현실적 재고의 필요성이 있다.

첫째, 정전협정 당사국에서 중국의 자격문제는 재론의 여지가 많다. 정전협정은 중국인민지원군 사령원 팽덕회(彭德懷)의 자격이 중국 정부의 정규군인 중국인민해방군(CPL)을 대표하는 사령관이 아니라 비정규군 민병대 성격의 중국인민지원군(CPV)의 사령관(司令官)으로 서명한 것이다.

따라서 정전협정과 동시에 중국인민지원군은 해체가 된 민간지원군대로서 대표성은 재론의 여지가 많다. 모택동이 6.25전쟁 중에 북한군의 전황을 모니터링하는 가운데 1950년 10월 1일 미군과 유엔군 및 한국군이 38도선을 넘어 북진하자 국가 차원의 군대가 아닌 인민들 가운데 지원자를 모집했다(서상문, ‘모택동과 6.25전쟁’, 군사편찬연구소, 231쪽).

10월 8일 항미원조지원군에서 ‘중국인민지원군’으로 개칭하고, 제13병단을 중심으로 편조해 전쟁에 개입했다. 그 명칭에는 미국과 충돌을 회피하고자 하는 비정규군대 파병방식으로써 정전 이후 즉각 해체돼 실체가 없기 때문에 대표성에 의구심은 당연하다. 따라서 정전협정 당사국은 교전국인 한국과 북한 그리고 유엔군을 대표하는 미국으로 볼 수도 있다.

둘째, 정전협정체결 70년은 어느 일방의 위반으로 파기, 폐기의 위험이 있는 불완전한 약속이다. 정전협정 제70주년을 맞는 오늘날 다시 들여다본 협정은 그야말로 이미 종잇장에 불가한 사문서(死文書)는 아닐까?

들여다보면 제1조(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 제1항 쌍방 각 2㎞는 완충지대이나 위반돼 있고, 제4항 군사정전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은 중지됐다. 제6항 적대행위를 금지했지만 지난 70년간 무려 3121건의 침투와 도발을 했다. 제2조(정화 및 정전의 구체적 조치) 제13항 ‘ㄱ’ ‘ㄴ’에서도 과거 해상도발과 충돌 및 NLL 침범행위가 무려 559건이 발생해 과연 정전협정이 존재하는가를 의심케 해왔다. 북한군이 지키지 않는 정전협정이 과연 한반도 전쟁 억제에 기여하고 있는지를 재고해 볼 때 위험하다.

‘나.’ 군사정전위원회는 한국군 수석대표 임명을 시비로 북한군이 고의적인 파기를 했다. 따라서 정전협정 위반에 대해 공식적인 군사협의처리가 불가한 상태이다. ‘ㅂ’ 중립국감독위원회도 유엔 측 중립국(스위스, 스웨덴)과 공산 측 중립국(폴란드, 체코)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북한군의 ‘체코’의 일방적 철수요구로 협정상 구성을 파기한 상태로 유명무실하다.

이외에도 정전협정의 원칙적 복원과 준수 없이 현 남북관계를 ‘정전상태’라고 단정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특히 북한의 ‘9.19 군사합의’ 주요 위반사례는 총 17건 이상이다. 이처럼 ‘협정과 합의’가 폐기선언 직전의 종잇장에 불가한 위험 상태라면 언제라도 ‘선전포고’ 없이 전쟁이 가능할 수도 있다.

최근 들어 해킹과 드론 침투 및 핵·미사일 도발 등 과거 70년 전 예상할 수 없었던 신기술의 협정위반은 정전협정 차원에서 어떤 함의인가를 우리 군은 주도적으로 북한군 측을 군사정전위원회로 불러내 협의를 해야 한다.

알고 보면 지금까지 한반도 평화는 결국 우리 군과 한미동맹의 ‘힘’으로 지켜온 것이지 결코 ‘정전협정’으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북한의 선의에 기대어 정전협정을 바라보지 말고 우리 군은 항재전장의 전비태세로 적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어야 정전협정이 생존(生存)하는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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