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서 호호 불어먹는 빵’
‘호빵’이라는 빵 이름의 탄생

(제공: SPC삼립)
(제공: SPC삼립)

[천지일보=조혜리 기자] “뜨거워서 호호~ 맛이 좋아 호호~.”

1970~1980년대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유명한 삼립호빵의 광고 문구다. 겨울철 동네 가게 앞에 놓인 빨간색 원형 찜통과 구수한 향, 뽀얀 김을 내던 호빵의 이미지는 그 시절 소비자들에게 무엇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호빵’이란 이름은 ‘뜨거워서 입으로 호호 불어먹는 빵’이라는 뜻을 지녔다. 호빵은 제과제빵으로 시작한 SPC삼립(당시 삼립식품)이 빵의 비수기인 겨울철 매출을 늘리기 위해 개발했다.

호빵은 반세기가 넘도록 사계절 내내 꾸준히 소비되는 효자 제품 중 하나다. 지난 2022년말 기준으로 호빵의 판매 개수는 무려 63억개에 달한다.

(제공: SPC그룹)
(제공: SPC그룹)

호빵이 처음 출시된 1971년 시장의 반응은 대단했다. 출시되자마자 파죽지세의 인기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을 이어갔다. ‘제록스’ ‘구글’이 각각 복사기와 검색 포털을 뜻하는 상징이자 하나의 보통명사가 된 것처럼 ‘호빵’은 이미 오래전부터 찐빵을 상징하는 보통명사가 됐다.

호빵이 등장하고 5년 뒤인 1976년 9월 둥근 보름달 모양의 빵 ‘보름달’이 탄생했다. 보름달은 SPC삼립 케이크 제품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 보름달은 달걀을 듬뿍 넣어 만든 동그란 카스테라 사이에 버터크림까지 넣어 만들어졌다.

기존 카스테라는 종이를 깔아 만들었고 내용물이 없던 반면 보름달은 버터크림을 넣은 새로운 형태의 제품이었다. 첫 출시가격은 100원으로 당시로는 높은 가격이었지만 곧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1977년과 1978년에는 하루 1만 상자의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한때 SPC삼립 전체 공 급량의 18%를 점유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동그란 빵 모양에 달나라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는 패키지 디자인도 인상적이었다. 보름달 의 인기가 치솟자 사람들은 보름달처럼 얼굴이 둥근 사람을 ‘보름달 빵 같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장수제품은 SPC삼립이 경기 침체로 어려워진 상황을 견딜 수 있도록 해줬을 뿐만 아니라 사업다각화로 외형이 커진 회사의 한 축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고 있다.

최근 SPC삼립은 과거 제품을 활용해 ‘삼립빵(三立빵) 리메이크 시리즈 5종’을 출시했다. ‘삼립 빵 리메이크 시리즈’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에 출시된 인기 제품을 뉴트로 트렌드에 맞춰 새롭 게 선보인 제품이다. ‘미니단팥빵’ ‘빅실키빵’ ‘연 유단팥호떡’ ‘빅트위스트’ ‘뜯어먹는케익’ 등이다.

SPC삼립 마케팅 관계자는 “최근 과거 인기 제품을 다시 만나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 에 따라 리메이크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며 “더욱 부드러워진 추억의 맛을 즐길 수 있을 것”이 라고 말했다.

SPC삼립 삼립빵(三立빵) 리메이크 시리즈. (제공: SPC삼립)
SPC삼립 삼립빵(三立빵) 리메이크 시리즈. (제공: SPC삼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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