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 롯데물산 진두지휘
선택·집중, 새 돌파구 마련
화학·바이오 업무 재조정
전경련 새 회장직도 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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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제공: 롯데그룹)

[천지일보=조혜리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내 유니클로 브랜드를 운영하는 FRL코리아(에프알엘코리아) 등기 임원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롯데의 ‘탈(脫)유통’ 기조가 가속화할지도 주목된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2004년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 롯데쇼핑이 51%, 49%씩 지분을 출자해 에프알엘코리아를 세웠다. 신 회장은 2000년 초 경영권 수업을 받던 당시 유니클로의 국내 도입을 직접 주도했다. 그는 2004년 12월부터 야나이 타다시(일본 패스트리테일링 대표이사)와 에프알엘코리아 기타 비상무이사로 활동했다. 신 회장이 20여년 만에 물러난 이 자리는 임종욱 롯데지주 상무가 채운다.

앞서 신 회장은 2019년 말 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호텔롯데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신 회장이 유통계열사 중 사내이사로 직접 참여하는 곳은 ‘롯데그룹의 모태’로 불리는 롯데제과 한 곳뿐이다. 

신 회장이 등기이사로 이사회 의결에 참여하는 계열사는 롯데지주·롯데제과·롯데케미칼·캐논코리아 총 4곳이다. 

최근 롯데그룹은 롯데물산 소속을 호텔군(HQ)에서 롯데지주 소속으로 변경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롯데물산을 진두지휘하게 된 것이다. 롯데그룹은 롯데물산을 국내외 부동산 프로젝트 개발과 운영 업무를 담당하는 부동산 개발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의 핵심 사업에서 비껴간 모습(탈유통)인 유통은 비대면과 온라인으로 소비자층이 이커머스로 옮겨가면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롯데지주 측은 탈유통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등기 임원을 안 맡는다고 소원해지는 것이 아니다. 각 총괄 대표들이 있고 회장님과의 소통이 원활하게 되고 있다”며 “유니클로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것은 업무 조정을 한 것”이라고 했다. 

롯데물산이 롯데지주로 옮겨진 것에 대해서는 “계열사 간 소통이 더 자유로워진다는 판단에 업무가 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관계자는 “신 회장이 미래 신사업으로 꼽히는 핵심 사업 집중을 위한 것이 아니겠냐”며 “유통 대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새로운 사업영토를 일궈서 유통에 쏠린 무게중심을 비유통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내다봤다

롯데는 화학 분야에 이어 헬스케어 관련 사업(Health&Wellness), 모빌리티(Mobility), 수소·전지소재 등을 미래 신사업으로 삼고 사업을 확장 중이다.

신 회장이 강조하는 ‘새로운 롯데’ 건설에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상무가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신 상무가 있는 롯데케미칼은 작년 5월 발표한 ‘2030 비전·성장 전략’에서 2030년까지 1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석유화학과 수소 에너지, 배터리 소재 등의 사업을 육성해 2030년까지 50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편 신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새 회장직도 고사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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