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맺힘·김서림 등 불편 많아”
“마스크 안 쓰는 유치원도 有”
마스크 계속 쓰겠다는 시민도
“잔병치레 적어져 계속 쓸 듯”

[천지일보=이재빈, 조혜리 기자] “실내 마스크가 해제된다는 소식은 당연히 환영이죠. 한동안 갑갑했는데 이제 좀 살겠네요.”

김서윤(25세, 여, 서울 중랑구)씨는 23일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 소식에 대한 천지일보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설 연휴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일일 코로나 확진자 수가 9227명(23일 오전 0시 기준)으로 집계된 가운데 정부가 오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대부분 해제한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도입된 지 2년 3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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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설 연휴 첫날인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마스크 빨리 벗고 싶어… 착용 중 불편한 점 많아”

이날 천지일보가 서울역 주변에서 만난 시민은 이 같은 소식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연휴에 본가를 방문하러 서울로 올라왔다는 배형식(가명, 34세, 남, 대전)씨는 “전체적으로 마스크 해제가 되는 것은 반길만하다”며 “우리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은 얼마 전부터 마스크를 안 쓴다. 부모로서도 안전하다고 생각해 별말 안 했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해당 제도를 반기며 마스크 착용의 불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씨는 “너무 좋다. 마스크를 오래 착용할 때 코가 쓸리거나 물이 맺혀 축축해지는 게 싫었다”며 “또 (마스크 착용이 해제되면) 친구들과 제대로 얼굴을 보고 얘기할 수 있으니 마음이 편할 것 같다”고 했다.

양승수(23세, 남, 경기 수원)씨도 “마스크의 중요성은 알지만 마스크를 쓰는 동안 안경에 김이 자주 서려 불편할 때가 많았다. 영화를 관람하거나 하면 숨 쉴 때마다 안경에 김이 서려 화면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며 “그래서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고 싶을 때가 많았지만, 아무래도 눈치가 보여 그러지 못 했다. 일본 같은 곳에서는 코로나를 독감과 비슷하게 보기 시작했다는데, 빨리 마스크를 벗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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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설 연휴 첫날인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가족단위의 귀성객이 고향 가는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착용 해제돼도 마스크 계속 쓸 듯… 건강에 도움 돼”

반면 해당 제도가 시행돼도 마스크 착용을 한동안 유지하겠다는 시민도 있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타인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고, 마스크 착용 간 잔병치레가 적었다는 이유에서다.

신문호(50대, 남, 서울 서대문구)씨는 “마스크 쓰는 것을 더 했으면 좋겠다”며 “3년 동안 습관이 되다 보니 마스크 쓰는 것이 괴롭지 않다. 오히려 잔병치레가 적어지는 등 좀 건강해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1년 전 직장에서 대전으로 발령받아 설 쇠고 내려가는 길”이라며 “마스크 해제 이야기가 나오는 것 보니 코로나가 끝나가는 것 같아 기쁘다. 앞으로 건강을 위해 마스크 해제와 상관없이 마스크를 쓸 예정”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서울에서 25년간 택시 운전을 한 이재기(75세, 남, 서울 상도동)씨는 “마스크가 완전 해제되더라도 쓸 예정”이라며 “마스크를 쓰는 것은 서로를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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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부가 실내 마스크 착용의무 완화 기준을 발표한 23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 서점에 실내 마스크 착용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천지일보 2022.12.23

◆병원 등 일부 장소 마스크 착용 유지… “필요한 조치”

한편 실내 마스크 착용이 해제돼도 의료 기관, 대중교통 등 감염에 취약하거나 확산의 여지가 큰 일부 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요구된다. 시민은 온전히 방역을 해제하기에는 부담이 커 이러한 제한이 합당하다고 보고 있다. 

김씨는 “우리 세대도 코로나에 걸리면 힘든데 아이들이나 노약자분들에게는 확실히 더 위험할 것 같아 어느 정도 조치가 필요한 건 맞는 것 같다”며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경우는 불편하겠지만 과한 조치라는 생각은 안 든다”고 말했다.

이씨도 “택시 같은 대중교통에서는 마스크를 아직 써야 한다고 들었는데 찬성한다”며 “또 시간이 지나 택시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을 때가 와도 손님에게 쓰라고 요청은 못 하겠지만, 나를 위해 계속 쓸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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