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자가 외부서 고객 정보 4000여회 조회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삼성화재가 전산관리 미흡으로 감독당국의 징계를 받았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삼성화재가 애니카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관리시스템을 내부망에 접속하지 않고도 외부에서 고객 정보가 담긴 화면을 볼 수 있도록 운영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 과정에서 퇴직자 A씨가 재직 중인 직원의 계정을 도용해 고객 정보가 포함된 화면을 4000회 넘게 조회한 사실이 확인됐다. A씨는 지난 2008년 애니카 다이렉트 홈페이지 및 관리자 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뒤 2011년 현대카드로 이직했다. 이후 지난해 7월 생명보험사인 현대라이프의 보험 직판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벤치마킹 목적으로 삼성화재 관리자 시스템에 수시로 접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삼성화재 관리자 페이지는 외부에서 접근이 가능하도록 돼있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도 똑같아 관리가 허술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A씨가 조회한 정보는 제3자에게 유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삼성화재에 과태료 600만 원을 부과하고 감독자 주의 조치를 내렸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는 애니카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이 온라인 가입 상품이라 시스템 에러가 발생할 경우 외부에서도 접속해 해결할 수 있도록 개발자 관리 페이지를 열어놓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는 또 손실에 대비해 쌓아야 하는 대손충당금을 적게 적립한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해 9월 삼성화재는 금감원 종합검사 과정에서 대손충당금을 30억 원가량 적게 쌓았다가 원상 복구했다. 이는 외국 재보험사와의 거래에서 삼성화재의 결산 시점에 확정 미수금을 받지 못해 충당금 적립이 단순 누락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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