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부활절인 31일 서울시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를 거행했다(왼쪽). 2013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가 31일 서울 새문안교회에서 열린 가운데 성찬예식이 거행되고 있다. (오른쪽) ⓒ천지일보(뉴스천지)

개신교, NCCK-한기총 ‘따로국밥’ 부활절연합예배
천주교, 명동대성당서 기념 미사… 달걀 조기 품절

[천지일보=강수경ㆍ이혜림 기자] 부활주일을 맞아 지난달 31일 전국 교회와 성당에서 기념예배와 미사가 거행됐다.

천주교계는 서울 명동성당에서 염수정 대주교가 집전하는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를 중심으로 각 지역 교구에서 부활절 기념 미사가 열렸다.

개신교계는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국기독교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로 나뉘어 서울 새문안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오전 5시와 7시에 각각 연합예배를 개최했다.

이날 NCCK 주축인 한국교회부활절준비위원회가 새문안교회에 마련한 ‘2013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에는 올해 103세 한국교회 최고령 목회자인 방지일 목사가 설교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방 목사는 고령임에도 젊은 사람 못지않은 또렷하고 힘 있는 목소리로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라는 주제의 설교를 전했다.

방 목사는 부활절을 맞은 한국교회를 향해 부활 메시지와 함께 따끔한 쓴소리도 함께 전했다.

그는 “구약 지성소와 같은 곳이 강단”이라며 “우리(한국교회) 강단이 구약 대제사장들이 지성소를 드나들 때 주의했던 것보다 못한 것 같아 (하나님 앞에) 매우 송구하다”고 부패상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한국교회를 향해 쓴소리를 먼저 내뱉었다.

하지만 곧이어 상처 난 한국교회를 위로했다. 방 목사는 “예수님이 떠나시며 우리를 외로운 고아와 같이 내버려두신 것이 아니라 보혜사를 보내 영원히 함께 있게 해주신다고 하셨다”며 “예수님이 부활하심으로 지성소로 나아가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이날 특별기도순서에서는 김영주 NCCK 총무가 나와 ‘2013 부활절 남북 공동기도문’을 낭독했다. 이 기도문은 부활절 기념예배를 위해 NCCK와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중앙위원회가 함께 준비했다.

기도문에서 남북교회는 “수천 년 동안 한 핏줄, 한 언어, 한마음 품고 하나로 살아왔건만 우리는 분단을 아직도 넘어서지 못하는 기막힌 현실 앞에 서 있다”며 “지난 60년 동안 평화로운 한반도를 이루지 못한 죄악을 참회한다”고 고백했다.

이어 정전협정 60주년이 되는 올해 평화협정을 통해 전쟁 상태를 끝내고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원년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한기총은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기념예배를 개최했다. 설교자로는 조용기 목사가 나섰다.

한기총의 부활절연합예배는 사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장소 대여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취하지 않아 개최 여부가 확실치 않았다. 지난달 21일 한기총 부활절준비위원회의 2차 모임에서 기하성 여의도 측 이영훈 총회장이 준비위원장직과 대회 장소 사용을 수락함으로써 어렵게 이뤄졌다.

이날 지역별로도 부활절연합예배가 진행됐다. 한국교회부활절준비위원회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이라는 부활절공동설교문을 제작해 배포하고 지역별 연합예배를 권장했다.

이에 지역별 예배는 시간순으로 새벽 5시에 수원실내체육관, 대전무역전시관, 전주실내체육관, 광주시청 앞에서 열렸다. 30분 뒤에는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부활절연합예배가 열렸으며 오후 3시에는 대구스타디움과 부산벡스코에서 개최됐다.

천주교계도 전국적으로 부활절 기념 미사가 거행됐다. 이날 정오에는 서울대교구가 명동대성당에서 염수정 대주교의 집전 아래 부활절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염 주교는 부활절 메시지를 전하며 평화에 대해 강조했다.

염 주교는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 그리스도의 평화가 절실하다”며 “평화가 이 땅에 이뤄지도록 도구로 쓰일 신앙인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새 교황 프란치스코 1세에 대한 천주교계의 기대감을 내비쳤다.

또 위기상황에 놓인 한반도 정세를 언급하며 정치권을 향해 “불안정한 정치상황과 북한의 위협으로 완전한 평화와는 거리가 멀다”며 “국민들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고 양보하고 타협해 우리 사회가 진정한 평화를 누리도록 공존의 길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부활절 미사와 함께 명동대성당은 여러 신부들의 명언과 사인을 담아 포장한 부활절 기념 달걀을 판매했고, 조기 품절돼 눈길을 끌었다.

천주교 인천교구가 오후 2시 답동 주교좌성당에서 장애인연합회 미사를 드렸고, 광주대교구는 오후 3시 원동성당에서 이주민을 초대해 미사를 집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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