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문화재청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사무총장 김계식)이 지난 3월 미국 경매를 통해 매입한 ‘독서당계회도’를 22일 오전 10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에 공개했다. 사진은 최응천 문화재청장(왼쪽에서 세번째)과 관계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2.6.22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문화재청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사무총장 김계식)이 지난 3월 미국 경매를 통해 매입한 ‘독서당계회도’를 22일 오전 10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에 공개했다. 사진은 최응천 문화재청장(왼쪽에서 세번째)과 관계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2.6.22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중종(中宗, 재위 1506-1544) 연간에 사가독서(賜暇讀書)한 관료들의 모임을 기념해 제작된 그림인 ‘독서당계회도(讀書堂契會圖)’가 490년 만에 우리 품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사무총장 김계식)이 지난 3월 미국 경매를 통해 매입한 ‘독서당계회도’를 22일 오전 10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에 공개했다. 다음달 7일부터 9월 25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을 통해 일반에도 공개한다.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사무총장 김계식)이 지난 3월 미국 경매를 통해 매입한 ‘독서당계회도’를 22일 오전 10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에 공개했다. 사진은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독서당계회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2.6.22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사무총장 김계식)이 지난 3월 미국 경매를 통해 매입한 ‘독서당계회도’를 22일 오전 10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에 공개했다. 사진은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독서당계회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2.6.22

◆조선 초기 작품 ‘독서당계회도’

조선 초인 1531년경에 제작된 ‘독서당계회도’는 조선 초기 작품으로서는 대작이다. 전체 크기가 세로 187.2㎝×가로 72.4㎝이고, 비단 바탕에 수묵과 일부 채색을 사용해 그린 화면도 세로 91.3㎝×가로 62.2㎝다. ‘독서당계회도’는 중종 연간에 ‘사가독서’한 이력이 있는 선후배 문신관료들이 계회를 가지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제작했다. 사가독서란 조선시대 젊고 유능한 문신들을 선발해 휴가를 주고 공무 대신 학문에 전념하게 한 인재 양성책이다.

박은순 덕성여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현전하는 16세기 독서당계회도 3점 중 하나이자, 실경산수로 그려진 계회도 중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으로서 회화적 수준과 역사적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아 주목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특히 ‘독서당계회도’는 실제 참석자들의 이름과 계회 당시 관직명 등을 통해 제작연도를 파악할 수 있으며, 조선 초기 산수화의 면모를 보여주는 수작이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된다.

남산, 응봉, 독서당이 담긴 ‘독서당계회도’와 현재의 남산, 응봉, 독서당 위치를 비교한 사진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6.22
남산, 응봉, 독서당이 담긴 ‘독서당계회도’와 현재의 남산, 응봉, 독서당 위치를 비교한 사진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6.22

◆실경산수화 면모 대변하는 수작

그림의 상단에는 ‘독서당계회도(讀書堂契會圖)’라는 제목이 전서체로 쓰여이다. 중단의 화면에는 가운데 우뚝 솟은 응봉(鷹峰, 현재의 매봉산)을 중심으로 한강변의 두모포(豆毛浦)(지금의 성동구 옥수동) 일대가 묘사돼 있다. 중앙부에는 강변의 풍경과 누각이 자리잡고 있다. 강변에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올라가면 안개에 가려 지붕만 보이는 독서당(讀書堂)을 확인할 수 있고, 계회는 독서당이 바라보이는 한강에서 관복을 입은 참석자들이 흥겨운 뱃놀이를 하는 모습으로 표현됐다.

독서당은 중종 12(1517)년 한강 연안 두모포에 신축돼 사가독서에 사용됐으며, 임진왜란 중에 소실될 때까지 학문 연구 등의 기능을 담당했다.

그림 하단에는 참석자 12인의 호와 이름, 본관, 생년, 사가독서한 시기, 과거 급제 연도, 계회 당시의 품계와 관직 등이 기재돼 있다. 참석자들은 1516년부터 1530년 사이에 사가독서한 20~30대의 젊은 관료들이다. 그중 청백리이자 백운동서원을 설립해 서원의 시초를 이룬 주세붕(周世鵬, 1495~1554), 성리학의 대가로 추앙받았으며 ‘규암집(圭菴集)’을 저술한 송인수(宋麟壽, 1499~1547), 약 50년간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시문에 뛰어났던 송순(宋純, 1493~1582) 등의 관료들이 주목할 만하다.

490년만에 귀환한 ‘독서당계회도’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6.22
490년만에 귀환한 ‘독서당계회도’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6.22

또한 독서당계회도에 기록된 참석자들의 관직은 그림의 제작 시기를 추정하는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중종실록’에 따르면 송인수와 허항(許沆, 1497~1537)은 1531년과 1532년 초에 각각 새로운 관직에 임명됐는데, 좌목에는 이들이 1531년 지냈던 관직명이 기재돼 있어 이 작품이 1531년경에 제작됐음을 추정할 수 있다. 현전하는 작품이 적은 조선 전기의 기년작(紀年作)이라는 점과 함께, 조선 초기 실경산수화의 면모를 대변하는 수작이라는 점에서 희소가치가 높다.

이번에 돌아온 독서당계회도는 이미 국내 학계에서는 알려져 있던 유물이다. 국외 반출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초 소장자이던 간다 기이치로(동양학자, 교토 국립박물관 관장 역임)의 사망 이후 유족으로부터 입수한 다른 소장자가 가지고 있다가 경매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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