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AP/뉴시스] 나프탈리 베네트(왼쪽) 이스라엘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의 크네세트에서 야이르 라피드 외무장관과 함께 연정 해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베네트 총리와 라피드 장관은 다음 주 의회 해산안을 제출해 표결에 부친다.
[예루살렘=AP/뉴시스] 나프탈리 베네트(왼쪽) 이스라엘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의 크네세트에서 야이르 라피드 외무장관과 함께 연정 해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베네트 총리와 라피드 장관은 다음 주 의회 해산안을 제출해 표결에 부친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8개 정당으로 구성된 이스라엘 ‘무지개 연정’이 내홍 끝에 출범 1년을 앞두고 자진 해산하기로 했다.

20일(현지시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집권 연정을 이끌어온 양대 축인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와 야이르 라피드 외무부 장관은 다음 주 크네세트(의회) 해산안을 제출해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의회가 공식적으로 해산 투표를 하게 되면 우익, 좌익, 중도파를 결집시키고 최초로 아랍 정당을 포함했던 8개 정당 연합이 막을 내린다. 결국 이념적 다양성을 표방한 정부가 실패한 것이다.

연정 의원들은 이스라엘의 소수 아랍인들의 권리, 종교와 국가간의 관계, 그리고 점령된 서안에서의 정착 정책을 놓고 정기적으로 충돌해왔다. 결국 내부 갈등은 핵심 의원 2명의 지지를 철회하고 다른 의원 또는 정당이 정부 법안에 반대표를 던지게 만들었고 이에 연정이 과반수 의석을 잃자 수뇌부는 이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트 총리는 이날 “연정 유지가 국익이라고 생각했기에 이를 지속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며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노력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정 해체 추진으로 이스라엘은 이제 3년 만에 5번째 선거를 치르게 됐다. 차기 총선일은 오는 10월 25일로, 이 전까지는 라피드 외무장관이 임시 총리를 겸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중동 방문을 한 달 앞두고 생긴 이번 새 정치적 위기는 이스라엘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과의 외교도 복잡하게 만들었다. 의회 해산안이 통과되면 바이든 대통령은 베네트 총리가 라피드 장관을 만나게 된다.

NYT는 이번 결정이 이스라엘의 정치를 마비 사태로 몰아넣어 1년 전 퇴임한 우파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에 정치적 생명줄을 던졌다고 전망했다.

네타냐후 전 총리는 현재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정계 은퇴를 거부하며 소속당인 리쿠르당은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 차기 총선은 네타냐후 전 총리가 자신의 다수당 연정을 구성하기에 충분한 표를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리쿠르당이 차기 의회에서 제1당이 될 가능성이 높더라도 과반수를 차지하기에 충분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으며 일부 정당들은 네타냐후 전 총리가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연정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고 NYT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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