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단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단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이달 들어서만 벌써 네 번째

軍, 화성 17형‧KN-23에 무게

ICBM 섞어 쏜 첫 사례라 주목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26일 전날 실시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사 사실을 또다시 전하지 않았다.

이전과 달리 특히 이달 들어서는 발사 여부를 전혀 다루고 있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北매체, 어제 미사일 발사 보도 안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이날자 지면에는 미사일 발사 소식이 실리지 않았고,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도 이날 현재까지 관련 소식에 대한 언급이 일절 없다.

통상 북한은 미사일 발사 다음날 관영매체를 통해 발사체 종류와 발사 장면이 담긴 사진 등을 공개해왔지만, 최근에는 이런 관례를 지키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4일과 7일, 12일 각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초대형방사포 추정 미사일을 세 차례나 쏘고도 관련 소식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이 오전 6시와 6시 37분, 6시 42분쯤 북한이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3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 무력도발이자 지난 12일 초대형 방사포 3발 발사 이후 13일만으로 올해만 벌써 17번째다.

군과 정보당국은 첫 번째 미사일은 북한이 개발 중인 신형 ICBM인 화성-17형, 나머지 2, 3번째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KN-23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서울=연합뉴스) 북한이 올해만 6번째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며 전략적 도발 수위를 끌어올렸다.
[그래픽]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서울=연합뉴스) 북한이 올해만 6번째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며 전략적 도발 수위를 끌어올렸다.

◆일상적 군사행동 과시 의도?

이전에는 북한이 일례로 지난 3월 16일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발사 초기 단계에서 폭발하며 실패했을 때 관련 사실을 보도하지 않거나 자제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이달 들어서는 북한이 성공과 실패여부를 떠나 침묵하고 있어 주목된다.

더군다나 북한이 전날 ICBM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섞어 쏜 사례가 처음인데다 정상 궤적으로 발사했다면 미 본토와 남측, 주일 미군기지 모두를 사정권에 두고 있어 도발 수위가 상당히 올라간 모양새라 이날 나올 보도가 더욱 관심사가 됐는데 예상을 비켜간 셈이다.

일각에선 북한의 이런 태도는 자위권적 차원의 일상적인 군사행동이라는 인상을 대외에 주려 한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대내외 정세와 상관없이 자신들의 시간표대로 국방력 강화 계획을 밀고 나가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북한은 작년 1월 8차 당 대회 이후 그간 계기가 될 때마다 군사력 강화 의지를 꾸준히 드러내 왔고, 지난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에서도 국가적인 재난 상황과는 별개로 흔들림 없이 추진해 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의 무력 도발이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반발성 시위 등 정치적 성격이 짙다는 점에서 미국의 반응을 조금 더 지켜본 뒤 판단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조만간 미사일을 또 쏘아 올린 뒤 묶어서 보도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코로나19 여파로 주민 불만이 심화하는 등 내부적으로 숨가쁜 상황이 작동했다는 시각도 있다. 기존에 대내 결속과 무력 과시를 위해 미사일 발사 시험을 대내외적으로 선전한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17일 평양역에서 역무원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역 바닥을 소독하고 있다. 2022.05.18.
[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17일 평양역에서 역무원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역 바닥을 소독하고 있다. 2022.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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