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니우카=AP/뉴시스] 17일(현지시간)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저항하던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올레니우카로 후송돼 교도소 부근 버스에 앉아있다.
[올레니우카=AP/뉴시스] 17일(현지시간)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저항하던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올레니우카로 후송돼 교도소 부근 버스에 앉아있다.

“제철소 투항군 950명 넘어”

투항군들 재판 회부 할 수도

“러 부대 규모 점점 작아져”

러 “레이저 신무기 전쟁 사용”

21세 러軍 “민간인 사살” 인정

[천지일보=이솜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제철소 안에서 저항하던 우크라이나군 약 1000명이 투항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첫 번째 러시아 병사는 민간인 살해 죄를 인정했다.

러시아군에 포위된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나온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이 항구 도시의 마지막 거점을 포기하라는 명령을 받고 불확실한 운명에 직면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항전하던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계속해 투항하고 있으며 전체 투항자 수가 950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이날 마리아 자하로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투항한 우크라이나 군인 959명 중 51명이 부상 치료를 받고 있으며 나머지는 도네츠크주 올레니브카에 있는 옛 교도소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늦게 대국민 연설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제 중재자들의 도움으로 (제철소에서의) 대피 임무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제철소 내부에는 현재 몇 명이 남아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

우크라이나는 군인들을 포로 교환으로 돌려받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반면, 러시아는 그들 중 일부를 전쟁 범죄로 재판에 회부하겠다고 위협했다.

아조우 연대는 2014년 동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군대와 싸우기 위해 의용민병으로 결성됐으며, 처음 조직될 때는 상당수가 극우 극단주의자들의 견해를 갖고 있었다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이후 이 부대는 우크라이나 국가방위군에 통합됐고 지휘관들은 이 부대가 극우적 기원에서 벗어났다고 말한다.

러시아 의회는 이번주에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다음주 러시아 대법원에서도 아조우 연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면 관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에게 최대 20년 형을 선고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바흐무트=AP/뉴시스]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구조대가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파괴된 아파트에서 작업하고 있다.
[바흐무트=AP/뉴시스]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구조대가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파괴된 아파트에서 작업하고 있다.

◆러 “신무기, 1500㎞ 상공 위성 명중”

이날 남부 멜리토폴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고위 장교 몇 명을 사살하고 군대와 탄약을 실은 러시아 장갑열차가 전복돼 폭발이 발생했다고 지역 군 당국이 전했다.

미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최근 전투에 동원하는 부대의 규모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러시아 지휘관들은 일반적으로 수백명을 거느리는 대대 전술 부대를 전장에서 기동되게끔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계속되는 전투와 교착상태에 빠진 공세로 러시아군은 부대를 소규모로 분리했다고 미 국방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말했다. 이 소규모 부대의 규모는 수십명에서 100명 사이다.

이 소규모 부대들은 또한 특정 마을과 심지어 교차로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들의 목표를 축소했다고 관계자는 주장했다. 그러나 포격과 지상군의 공격 등 다른 전술은 바뀌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사거리 5㎞ 이상에서도 목표물을 명중시키는 신형 레이저 신무기를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유리 보리소프 러 부총리는 “이 레이저 시제품을 5㎞ 떨어진 드론에 시험 발사한 결과 5초 이내에 불타버렸다”고 밝혔다.

이 새로운 레이저의 구체적인 사양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2018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언급했던 페레스베트로 알려졌다. 페레스베트는 중세 동방정교회 전사인 알렉산더 페레스베트의 이름을 딴 것이다.

보리소프 부총리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회의에서 페레스베트는 이미 우크라이나에 광범위하게 배치 돼 있으며 상공 1500㎞에 떠 있는 위성의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우크라이나에는) 이미 페레스베트보다 더 강력한 시스템이 드론과 다른 장비들을 태워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레이저 신무기 소식을 나치 독일이 세계 2차대전 당시 패배를 막기 위해 벌인 비마나(Wunderwaffe, 경이로운 무기) 선전에 비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영상 연설에서 “전쟁에서 그들이 승산이 없다는 것이 분명해질수록 (전쟁의) 전환점을 보장할 만큼 강력하고 놀라운 무기에 대한 선전을 더 하는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은 이번 임무의 완전한 실패를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의 한 고위 관리는 미국이 러시아의 신무기 주장을 확증할 어떤 것도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법원은 이날 민간인 학살 등 전쟁범죄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군 바딤 시시마린(21)에 대한 첫 재판을 진행했다. 시시마린은 재판에서 비무장한 62세 민간인을 사살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사실이다”라고 대답하고 자신에게 적용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WP는 “시시마린의 유죄가 인정된다면 최대 15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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