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의 리딩 터미널 마켓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주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의 리딩 터미널 마켓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주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하루 확진 석달만에 10만명

CDC 실내 마스크 착용 촉구

확산 지역 규제 재도입 불투명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점점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보건 당국은 18일(현지시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에 실내에서의 마스크 의무 착용 규제를 다시 적용할 것을 촉구했다.

AP통신에 다르면 현재 미국 인구의 약 3분의 1이 확산세가 악화하는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주로 미 북동부와 중서부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이미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고려해야하지만, 다른 곳에서도 마스크 규정을 다시 도입해야 한다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관계자들은 말했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더 많은 지역의 지도자들이 공공 실내 환경에서 마스크와 같은 예방 전략을 사용하고 검사와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코로나19로 인한 7일 평균 입원율이 전주 대비 19%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날 기준 미국의 최근 7일간 신규 확진자 수는 10만 732명으로 지난 2월 20일 이후 석 달 만에 처음으로 10만명을 넘겼다. 2주 전에 비해 61% 증가한 수준이다.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자체 검사를 하며 결과를 보고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수치가 훨씬 더 높다고 본다.

월렌스키 국장을 비롯한 연방 보건 당국자들의 경고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입장과 다소 상충되는 듯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부분의 장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백악관은 그가 CDC의 지침을 고수하고 있다고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를 더 이상 주요 의제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브리핑도 6주 만에 처음 열렸다.

바이든 백악관의 전 팬데믹에 대한 수석 고문이었던 앤디 슬라빗은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국가의 관심이 이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해외에서 전쟁, 경제, 인플레이션, 유아용 조제분유 등을 관리하고 있다”며 “대유행은 이제 대중들에게 또 다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상황이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바이러스의 최근 급증세가 계속된다면 바이든 대통령의 현재 입장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작년 7월 4일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바이로스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해놓고 이후 델타와 오미크론이 미국을 강타하자 비난을 받았다.

또 만약 전염병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다면 백악관이 가을을 맞아 검사, 치료, 백신 공급을 보충하기 위해 의회로부터 수백억 달러의 새로운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NYT는 전했다. 이번 브리핑에서 아쉬쉬 자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의회가 220억 달러의 새로운 코로나 자금에 대한 행정부의 요청을 승인하지 못한다면, 미국인들은 고통스러운 가을을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역 지도자들이 CDC의 권고에 귀를 기울일지는 불투명하다. 뉴욕시는 현재 높은 수준의 확산세 속에 있지만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이날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를 다시 가져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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