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우폴=AP/뉴시스]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안에서 러시아군과의 전투 중 부상한 아조우 연대 소속 군인들이 기자의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마리우폴=AP/뉴시스]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안에서 러시아군과의 전투 중 부상한 아조우 연대 소속 군인들이 기자의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우크라 마리우폴서 작전종료

하르키우 국경까지 러 몰아내

나토 사상최대 군사훈련 돌입

러시아선 CSTO 정상회담 열려

“북유럽 나토軍 배치 시 대응”

[천지일보=이솜 기자] 우크라이나 당국이 17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폭격에 맞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몇 주째 버티고 있는 마리우폴에서 군사작전을 중단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작전 참모부는 이날 새벽 성명을 내고 마리우폴에서의 ‘작전 임무’를 끝냈다고 발표했다. 참모부는 작전 임무를 완수했음을 전하며 “최고 군사령부는 아조우스탈에 주둔하고 있는 부대 지휘관들에게 병사들의 생명을 구하라고 명령했다”며 “마리우폴의 수비대는 우리 시대의 영웅들”이라고 밝혔다. 제철소 방어를 지휘한 아조우스탈 연대장도 전날 공개된 영상 메시지에서 연대의 임무가 끝났으며 가능한 한 많은 인명을 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제철소에서는 대피가 이뤄져 안에 남아 있던 군인 264명이 러시아 관할 지역으로 이송됐다고 당국은 전했다. 한나 말리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이들과 러시아 전쟁 포로들과의 교환이 성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피 후에도 얼마나 많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제철소에 남아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북동부 하르키우 지역의 러시아 국경까지 후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크라이나가 상징적인 이득을 얻었다. 16일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 제127여단 227대대가 러시아 국경에 도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 국방부 고위 관리는 AP통신에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국경에서 1~4㎞ 떨어진 지점까지 러시아군을 밀어냈지만 국경까지 갔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는 하르키우에서 북서쪽으로 약 146㎞ 떨어진 수미 지역에 러시아의 방해 공작과 정찰 부대를 보내려는 시도를 저지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은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차지하지 못한 데 이어 지금도 마을 단위의 전투를 벌이는 등 소모적인 고투를 벌이고 있다. 마리우폴을 제외하고 러시아군은 아직 어떤 주요 도시도 점령하지 못했다.

그러나 여전히 동부 돈바스를 중심으로 키이우 주변 지역과 서부 리비우는 러시아의 공격을 계속 받고 있으며 12주째 접어든 전쟁에서 사망자 수는 계속 증가했다.

돈바스의 루한스크주 주지사는 동부 도시가 집중 폭격을 받아 최소 1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도네츠크주에서는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민간인 9명이 사망했다고 주지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말했다.

리비우에서는 이날 아침 굉음을 동반한 큰 폭발이 적어도 8차례나 발생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리비우 지방 군사 관리국 의장은 러시아군이 야보리우 지역의 군사 시설을 향해 발포했다고 말했다. 야보리우는 폴란드 국경에서 약 15㎞도 안 되는 거리에 있다. 서방 군사 분석가들은 러시아가 훨씬 더 큰 힘을 유지하고 있으며 전쟁은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거듭 경고한다.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를 위해 왼쪽부터 니콜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카심 조마르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이 회담장에 들어서고 있다. (출처: 뉴시스)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를 위해 왼쪽부터 니콜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카심 조마르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이 회담장에 들어서고 있다. (출처: 뉴시스)

◆에스토니아·모스크바서 각각 외교전

전쟁터에서 벗어나 스웨덴이 핀란드에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신청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하며 러시아는 외교적 차질을 빚었다. 여기에 러시아 국경이 인접한 발트해에서 스웨덴과 핀란드가 참여하는 대규모 군사훈련도 시작됐다. 오래 전부터 계획된 훈련이었으나 핀란드와 스웨덴,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에스토니아가 참가하면서 그 의미가 더욱 커졌다. 헤지호그(hedgehog·고슴도치)로 불리는 나토 훈련은 1991년 에스토니아가 독립한 이래 최대 규모였으며 14개국 1만 5천여명이 투입됐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옛 소련권 군사·안보협력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가 소집됐는데 벨라루스만이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은 서방의 제재에 대해 회원국들이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충분히 지지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지난 1월 카자흐스탄에서 시위가 발생했을 때 CSTO가 군대를 파견했지만 카자흐스탄은 러시아를 혼자 남겨뒀다는 지적이었다. 앞서 카자흐스탄은 러시아가 국제 제재를 회피하는 것을 돕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서 회원국인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를 언급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회담에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거론하며 “우리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이들 국가 영토로의 (나토) 군사 인프라 확대는 당연히 우리의 대응 반응을 초래할 것이다. 어떤 대응 반응이 나올지는 조성될 위협에 근거해 검토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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