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의회 밖에서 시위대가 “피를 흘리게 하는 나토는 안 된다”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나토 가입 신청 반대를 외치고 있다. (출처: 뉴시스)
1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의회 밖에서 시위대가 “피를 흘리게 하는 나토는 안 된다”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나토 가입 신청 반대를 외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핀란드·스웨덴 74년 중립 포기

유럽 중립국들 대부분 러 비난

[천지일보=이솜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핀란드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신청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유럽의 ‘중립’ 또는 ‘비동맹’ 국가 명단이 축소될 예정이다. 전쟁에 대한 우려는 핀란드와 스웨덴이 74년 만에 군사중립국 지위를 포기하게 만들었고 전통적으로 ‘중립적인’ 다른 나라들로 이 용어가 그들에게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16일 AP통신은 법에 ‘중립성’을 포함하거나 일반적으로 자신들을 중립적이라 여기는 유럽 국가들과 러시아 전쟁에 대한 이들의 입장을 조명했다.

먼저 스위스다. 스위스는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중립국으로, 헌법에도 명시됐다. 스위스 유권자들은 수십년 전에 유럽연합(EU)에 가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최근 러시아 경제 제재에 동참하면서 나토 쪽으로 기운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스위스 정부는 이미 독일에게 자국 군사 장비를 우크라이나에 넘기지 말 것을 요청하며 선을 그었다.

오스트리아의 중립은 현대 민주주의의 핵심 요소다. 1955년 오스트리아는 연합군이 국가를 떠나고 독립을 되찾을 수 있는 조건으로 군사적으로 중립을 선언했다. 오스트리아는 이번 전쟁 후 군사적 중립이 반드시 도덕적 중립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선언하며 러시아의 침공을 강력히 비난했다.

아일랜드의 중립은 오랫동안 회색지대였다. 마이클 마틴 총리는 올해 초 이 나라의 입장을 “우리는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지 않지만 군사적으로 중립적이다”라고 요약했다. 전쟁 후 아일랜드는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고 우크라이나에 비살상적인 원조를 보냈다.

몰타 역시 중립국으로, 헌법에 이 작은 지중해 섬이 공식적으로 중립을 지키고 있으며 “비동맹과 어떠한 군사동맹에도 참여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마이클 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이 국빈방문 중 조지 벨라 몰타 대통령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을 규탄했다고 일간 더타임스오브몰타는 전했다.

키프로스와 미국과의 관계는 지난 10년간 상당히 개선됐으나 나토 가입은 거론되지 않고 있다. 많은 키프로스인들은 1970년대 중반 터키군이 침공했을 당시 나토가 회원국을 저지하지 않고 방관한 데 대해 계속 비난하고 있다.

키프로스는 명목상의 중립을 유지하길 원하지만 영국군과 미군이 함께 운영하는 군사기지를 두고 있으며 키프로스 항구에 러시아 군함이 입항하도록 허용해왔다. 전쟁 후 러시아 군함 입항은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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