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AP/뉴시스] 16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 모래폭풍이 불어오는 동안 한 거리 상인이 담배를 팔고 있다.
[바그다드=AP/뉴시스] 16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 모래폭풍이 불어오는 동안 한 거리 상인이 담배를 팔고 있다.

4월부터 8차례 이례적 빈도

1명 사망·5천여명 병원 입원

[천지일보=이솜 기자] 이라크를 강타한 모래폭풍으로 최소 1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심각한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1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거센 모래폭풍으로 인해 일부 학교와 사무실이 문을 닫았으며 바그다드 공항의 항공편도 운항이 중단됐다. 바그다드를 포함한 이라크 18개 주 중 7개 주 당국은 정부청사 폐쇄를 명령했다.

이라크 보건부는 지난 5일 대형 모래폭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5천여명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동부에서는 모래폭풍으로 2명이 숨졌다고 관영 사나통신이 보도했다. 샴 라디오는 이 지역 북부 마을에서 한 청년이 질식사했다고 전했다.

이라크에서는 모래폭풍이 계절에 따라 발생하지만 이번 모래폭풍은 지난 4월 이후 8번째로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전문가들은 모래폭풍의 원인으로 가뭄, 사막화, 기후 변화 등을 꼽는다. 기후 운동가들은 정부의 부실한 물 관리 정책이 모래폭풍의 증가의 원인이라고 비난했다. 이 현상은 기록적인 최저 강우량과 여름 기온 상승 속에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에 따르면 이라크는 기후 위기에 가장 취약한 다섯 번째 국가다.

[바그다드=AP/뉴시스] 16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의 한 병원에서 모래폭풍으로 호흡기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치료받고 있다.
[바그다드=AP/뉴시스] 16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의 한 병원에서 모래폭풍으로 호흡기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치료받고 있다.

환경부의 고위 관리인 에사 파야드는 AP통신에 정부가 작년보다 50% 감소한 물 비축량 감소로 광대한 농경지에 걸친 사막화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라크 정부는 터키와 이란의 댐 건설이 이라크로 유입되는 강물의 흐름을 제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수도에서 이라크인들은 누런 하늘 아래서 적응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정부는 외출자제령을 내렸지만 당장 생계가 걱정인 주민들은 집을 나설 수밖에 없다. 노점을 운영 중인 무함마드 갈리브는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접시 위에 앉은 모래를 털었다. 그의 가게를 찾은 손님들은 음식을 먹으며 먼지 양념을 쳤다고 자조 섞인 농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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