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사 발굴조사보고서Ⅲ-강당지 북동편지구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5.4
황룡사 발굴조사보고서Ⅲ-강당지 북동편지구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5.4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신라의 최고 사찰인 경주 황룡사. 하지만 고려시대 몽고군의 침입으로 불타 지금은 주촛돌과 옛 기록만 남아있을 뿐이다. 이에 학계에서는 황룡사지에 대한 꾸준한 조사와 이를 정리한 조사보고서를 발간 중이다.

이와 관련해 경주 황룡사지(사적)의 생활공간에 해당하는 강당 북동편지구 발굴조사 내용을 수록한 ‘황룡사 발굴조사보고서Ⅲ-강당지 북동편지구’가 발간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경주고적발굴조사단은 1976년부터 1983년까지 모두 8차에 걸쳐 실시한 황룡사지 발굴조사 성과를 정리해 공개하고 있다. 지난 1984년에 발간된 ‘황룡사 유적발굴조사보고서Ⅰ’에 이어, 2019년에는 동회랑 동편지구의 조사 결과를 정리한 ‘황룡사 발굴조사보고서Ⅱ’를 발간한 바 있다.

이번 ‘황룡사 발굴조사보고서Ⅲ’에는 1981~1983년에 시행한 강당지 북동편 지구의 조사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보고서는 그동안 학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황룡사 강당지 북동편의 건물 배치와 구조, 황룡사의 공동 생활공간을 추정할 수 있는 건물지와 유물들, 황룡사 승원영역(승지, 僧地)으로 이어지는 문지와 통로(도로)에 대한 조사 성과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황룡사 발굴조사보고서Ⅰ~Ⅲ-강당지 북동편지구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5.4
황룡사 발굴조사보고서Ⅰ~Ⅲ-강당지 북동편지구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5.4

보고서에 수록된 황룡사 강당지 북동편 지구에서는 사역의 북쪽과 동쪽 외곽 경계가 드러났으며, 동문지, 창고지, 승방지, 식당지 등 건물지 39개소와 담장, 우물, 배수로 등과 같은 생활 기반 시설이 확인됐다. 유물은 신라~고려 시대의 기와와 전돌(벽돌), 용기류, 소조상(조각) 등이 출토되었는데, 건물지 주변에서 다수 발견된 토제등잔, 벼루, 각종 생활용기 등은 강당 북동편 공간의 용도를 짐작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황룡사 강당지 북동편 지구에서 확인된 대형건물지에 대한 조사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건물지 29호에서는 음식재료를 담았던 것으로 보이는 50여 개의 큰 항아리 편이 발견됐는데, 저장창고 시설로 판단된다.

조사지역 건물배치도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5.4
조사지역 건물배치도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2.5.4

백제와 고대일본의 승방지와 유사한 구조를 이루고 있는 건물지군에 속하는 건물지 25호에서는 전돌로 축조한 화로시설이 발견돼 거주공간의 기능을 가진 걸로 추정한다. 한편 식당지로 추정되는 약 386㎡의 대형건물지(48호)도 확인됐다. 이와 같은 사실을 근거로, 강당지 북동편 지구는 황룡사의 공동생활공간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이밖에 보고서에서는 황룡사 승원영역과 이어지는 통로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황룡사 동편의 남북담장과 이어지는 건물지 13호는 승원영역으로 출입하는 동문지로 보고 있다. 동문지 서쪽으로는 공지(空地)가 조성돼 있는데, 지반이 단단하게 다져져 있고, 동문지와 이어진다는 점에서 황룡사 승원영역의 주 통로이거나 내부도로로 판단된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황룡사 강당 북서편지구의 조사 내용을 담은 보고서도 출간할 예정”이라며 “이 보고서가 간행되면 황룡사 전체 가람의 구조와 회랑 외곽 공간의 성격이 더 분명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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