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차=AP/뉴시스] 지난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부차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파괴된 러시아군 전차들을 살피고 있다.
[부차=AP/뉴시스] 지난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부차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파괴된 러시아군 전차들을 살피고 있다.

美, 우크라에 포병·공군력 지원

“우크라군 50여명 훈련시켜”

러 핵시위… ICBM 시험발사

지구상 어떤 곳도 타격 가능

“푸틴 절망하면 도발 할수도”

[천지일보=이솜 기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함에 따라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 포병과 공군에 적극 지원하는 등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는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RS-28 사르맛의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핵 위협’으로 대응했다.

◆서방, 돈바스 전투에 중무기 지원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공군이 지난 3주 동안 미국으로부터 보급 받은 20대 이상의 전투기와 폭격기를 운영 상태로 전환시켰다고 밝혔다.

지난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억 달러가량의 우크라이나 지원 계획을 승인해 미국이 보낼 무기의 범위를 극적으로 확대했다. 이 패키지에는 155㎜ 포병, 포탄 4만발, 소련제 Mi-17 헬리콥터 11대가 포함됐다.

러시아 침공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완강한 저항은 훈련이 필요한 무기 공급을 처음에는 꺼렸던 서방 국가들의 계산을 변화시켰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침공)을 우선시했기 때문에 전쟁이 바뀌었다”며 “이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전투”라고 평가했다.

분석가들은 돈바스에서의 전투는 아마 앞서 수도 키이우 주변에서 발생했던 것보다 규모가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보다 격렬한 전투가 예상됨에 따라 다른 서방 국가들도 우크라이나를 위해 더 발전된 무기를 약속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독일 정부가 키이우에 대전차 무기와 스팅어 대공미사일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영국은 이번달 대전차 미사일, 방공시스템, 비살상 장비를 포함한 1억 3000만 달러 규모의 방위 지원 계획을 약속했다. 노르웨이는 지난달 말 제공한 경장갑 무기 외에 미스트랄 단거리 방공미사일 100기를 기증했다고 이날 밝혔다.

공공 국방 정보기관인 제인스의 선임 분석가 아마엘 코틀라스키는 WP에 “(서방이) 전쟁이 훨씬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며 “만약 그것이 더 오래 지속된다면 이는 다른 나라들에게 더 복잡한 무기 시스템을 수송하고 우크라이나군을 훈련시키는데 대해 더 많은 여지를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국방부의 한 고위 관리는 국방부가 곡사포 등 무기를 실은 항공기 4대를 추가로 파견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을 위한 훈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우크라이나 국경 밖에서 우크라이나군 50여명을 상대로 155㎜ 곡사포 운용 방법에 대한 직접 훈련을 시작했으며 이는 일주일간 지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훈련을 받는 우크라이나군은 교관들로, 이후 이들은 우크라이나로 돌아가 동료들을 훈련할 예정이다.

서방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장비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서방이 지원하는 무기나 군수품 중 일부는 발전됐지만 대부분은 러시아 무기고에 있는 무기들보다는 덜 정교하다고 WP는 지적했다.

안보 전문가인 알렉세이 무라비에프 호주 커틴대 교수는 “서방이 기증한 무기 대부분은 우크라이나군에 러시아군의 기술적 우위를 주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일시적으로나마 군사 물자 부족을 보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르키우=AP/뉴시스]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외곽에서 훈련에 참여 중인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스웨덴제 대전차 무반동포 칼 구스타브 M4를 살펴보고 있다.
[하르키우=AP/뉴시스]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외곽에서 훈련에 참여 중인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스웨덴제 대전차 무반동포 칼 구스타브 M4를 살펴보고 있다.

◆푸틴 “적들 다시 생각하게 할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새로운 ICBM 시험발사를 감행하며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점점 커지는 걱정에 불을 지폈다. 푸틴 대통령이 세계로부터 너무 고립된 나머지 자신의 도발적인 행동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거의 생각하지 못한다는 우려다.

러시아 국방부와 푸틴 대통령은 이날 사르맛 미사일의 시험발사 성공을 알리며 “러시아를 위협하려는 적들을 다시 생각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르맛은 격납고 발사형 3단 액체연료 로켓 ICBM으로 2009년에 개발에 착수해 2018년에 완료됐다. 최대사거리는 1만 8천㎞며 신형 극초음속(HGV. 음속의 5배 이상) 탄두 탑재도 가능하다. 사르맛에 장착된 HGV는 지구상 어느 곳이든 1시간 이내 타격할 수 있으며 핵탄두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2천배나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시험발사는 시기와 상징성에 의미가 있다. 푸틴 대통령이 화학무기 공격이나 핵폭발로 방향을 틀 가능성은 적으나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경고 속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백악관의 한 고위 당국자는 NYT에 “푸틴을 세계 시스템과 단절시키려는 시도가 매우 성공적이어서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넘어 세계를 혼란스럽게 할 동기를 갖게 됐다”며 “그리고 만약 그(푸틴)가 점점 절망스러움을 느낀다면 그는 이성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위협에도 서방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압력을 계속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정부 관리는 NYT에 “우크라이나는 이미 키이우에서의 전투에서 승리했다”며 “미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가 계속 승리할 수 있도록 엄청난 양의 무기, 훈련, 정보를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서방의 우크라이나군 지원·러시아 제재와 러시아의 핵위협은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셈이다. 돈바스에 대한 공격은 그 어느 때보다 확대될 태세이며 서방은 계속 제재를 추가할 방침이다. 고립된 상황 속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이기고 있다는 믿음을,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제공된 무기로 버티는 동안 러시아가 제재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을 것이란 확신을 각각 가지고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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