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중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17일 서울 중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천주교, 전국성당서 미사봉헌

명동성당 3년만 신자 가장多

올해도 개신교는 ‘따로 예배’

순복음교회서 예배 회복 강조

전광훈은 광장서 “자유 통일”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기독교(개신교, 천주교)의 최대 행사인 부활절을 맞았다. 부활절은 천주교에서는 ‘대축일’이라고 불리며 이날만큼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숨을 거둔 후 부활한 참뜻을 돌아보고 새기자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 성도들에게 부활절은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태어남을 구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특히 이번 부활절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고통받는 전 세계의 회복과 변화를 요구했다.

전국 천주교 성당에서는 17일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아 일제히 미사를 봉헌했다. 특히 서울대교구 주교좌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대축일 미사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3년 만에 가장 많은 신자가 참석했다. 앞서 명동성당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2020년에는 신자들의 현장 참석을 제한한 온라인 미사로 진행했고, 지난해는 거리두기 지침으로 전체 수용 인원의 20%만 참석했다. 올해에는 정원의 70%인 약 700명이 참석했다.

올해 메시지는 ‘회복’하는 것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2022년 부활 메시지’에서 “그동안 코로나19로 움츠렸던 우리의 삶이 바야흐로 새로운 생명의 봄을 맞이하고 있다”면서 “이제 팬데믹이 정점을 지나 진정국면으로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환영했다.

정 대주교는 이어 “코로나19로 온전한 신앙생활을 하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며 “인터넷 방송사가 많은 위로를 주는 통로 역할을 해줬으나 이제 각자의 ‘동굴’에 ‘안전하게’ 또 더러는 ‘안일하게’ 방송 미사에 안주하고 싶은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요한복음 11장)’하고 불러내시는 듯하다”고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신앙은 하느님과 인격적 만남이고, 방송으로는 미사의 성사성을 채울 수 없다”며 대면 예배의 회복을 촉구했다.

세계의 ‘고통’과 ‘절망’도 겨냥했다. 정 대주교는 “특별히 우리와 한 형제인 북한의 형제들과 또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분들이 하루빨리 평화를 되찾아 부활의 기쁨을 누리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고 전했다.

부활절인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신자들이 부활절 예배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부활절인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신자들이 부활절 예배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국내 개신교계는 올해도 ‘온전한’ 하나를 이루지 못한 채 부활절을 맞았다.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는 교파나 지역을 초월해 하나 돼 예수의 부활을 기뻐하고 기념하자는 취지로 1947년 4월 6일 서울 남산의 조선신궁터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이런 취지가 무색하게 최근까지도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제각각 열리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등 74개 국내 개신교단이 참여한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 준비위원회’는 이날 오후 ‘2022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치렀다. ‘부활의 기쁜 소식, 오늘의 희망’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부활절 연합예배에서는 한국교회와 한국사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고 회복하자는데 초점을 맞춘 메시지가 선포됐다.

한국교회가 회복하자는 건 코로나19로 위축된 한국교회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이들은 주제해설을 통해 “한국교회는 코로나와 비대면 사회 활동 증가로 위축된 대면 예배의 열정과 감동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연합예배가 열린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는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자에 한해 정원의 70%만 참석했으며 특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한 정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부활절 연합예배 준비위원회는 모인 연합예배 헌금 전액을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과 강원 산불 이재민에게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이보다 앞선 오전 5시 30분에 ‘새롭게 열리는 길, 생명의 그리스도’라는 주제로 부활절 새벽예배를 진행했다.

특히 올해는 우크라이나인 올레나 쉐겔 한국외대 교수가 참석해 부활초를 점화했다.

예배 참석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고통받는 국민들을 위로하고, 전쟁으로 절망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향한 연대의 뜻을 밝혔다.

아울러 교회가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가 이어졌다. 세상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정치개혁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도 빠지지 않았다.

NCCK 회장 장만희 구세군 사령관은 설교에서 “내가 나아가야 할 목적지가 어디인지 내가 이 시간 서 있어야 할 자리가 어디인지를 잃어버리고 있다면 지금 이 시간 십자가를 바라보자”며 “사망 권세를 이기고 무덤에서 부활하신 예수의 곁에 서자. 예수가 계신 곳은 새 생명이 시작되는 곳이며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NCCK 부활절 예배는 빛의예전, 말씀의예전, 물의예전, 성찬의예전, 위탁파송의시간 등 ‘예전’에 초점을 맞춘다. 이 가운데 ‘물의예전’은 죄를 뉘우치고 거듭난다는 의미가 담겼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부활절인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2022 한국교회 자유통일을 위한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교인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채 찬양을 부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2.4.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부활절인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2022 한국교회 자유통일을 위한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교인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채 찬양을 부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2.4.17

그런가 하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모인 극우 개신교계도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시청광장에서 ‘자유통일을 위한 부활절 연합예배’를 개최했다.

간이의자와 돗자리를 꺼내 자리를 잡고 앉은 교인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할렐루야!” 등을 외치며 찬양을 불렀다. “주사파는 북으로” “대한민국을 주사파로부터 살리자” 등 예배에서는 색깔론적 정치 발언들이 난무했다.

이날 전 목사가 주도한 연합예배는 한국교회 보수 성향 원로들이 총출동했다. 대표대회장은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가 맡았으며, 설교자로는 한기총 증경대표회장인 길자연·이광선 목사 등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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