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8일 오후 늦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를 실시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8일 오후 늦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를 실시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발사 직후 폭발 추정

美 인태사령부 규탄 성명

中 ‘대화 해결’ 기존 입장 반복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16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았지만 발사 직후 공중에서 폭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만간 추가 발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은 규탄 성명을 발표했고, 중국 당국은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는 기존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軍, 北 이번에도 ICBM 발사한듯

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오전 9시 30분께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쏜 발사체가 고도 20㎞에 채 이르지 못한 발사 초기에 공중에서 폭발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사체는 탄도미사일로 추정됐다. 다만 워낙 초기에 폭발해 구체적인 제원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북한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두 차례 순안비행장에서 신형 ICBM 시험 발사를 했다. 군은 이날 발사 장소가 북한이 앞서 신형 ICBM 성능시험을 했던 순안 일대여서 이번에도 ICBM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 미사일의 공중 폭발 원인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발이 발사 초기 단계에서 발생한 점을 들어 엔진 계통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액체연료 엔진이어서 연료가 새면서 폭발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화성-17형은 3단으로 구성됐고, 1단에는 액체연료를 쓰는 백두산 트윈 엔진 2세트를 클러스터링(결합)해 제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발사 직후 상승 단계에서 가속을 위해선 막대한 추력이 필요한 만큼, 엔진 문제라면 관련 추력이 충분히 나오지 않아 그 여파로 인한 엔진 내 불균형으로 폭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무력시위는 북한이 지난달 27일에 이은 지난 5일 발사를 정찰위성 개발 시험이라고 주장한 이후 11일만이며, 올해 들어서만 벌써 10번째다. 앞서 한미는 북한의 주장과 달리 두 차례 발사에 대해 신형 ICBM 체계와 관련된 것으로 판단했고, 북한의 관련 최근 움직임을 더욱 예의주시해 왔다.

[그래픽] 북한 신형 ICBM '화성-17형' 분석. (출처: 연합뉴스)
[그래픽] 북한 신형 ICBM '화성-17형' 분석. (출처: 연합뉴스)

◆조만간 추가 도발 가능성

미사일 개발 과정에서 시험발사 실패는 자주 있는 일로, 북한도 지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이 수차례 폭발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북한이 쏜 미사일이 공중 폭발 형태로 실패한 사례는 없었다.

북한이 이번 시험발사의 실패 원인에 대한 면밀한 분석보다는 다시 같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거나 체면을 살리기 위해 실패 가능성이 적은 다른 미사일 발사에 조만간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도 자신들의 존재감 과시의 계기로 삼겠다고 했던 태양절(4월 15일·김일성 주석 생일)을 앞두고 있는데다 미측을 비롯한 서방과 러시아 간 격전지가 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상황과 남측 정권 교체기와 맞물려 이를 틈타 북한이 정찰위성 개발 등을 집중적으로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성명을 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행위를 규탄한다”며 “북한이 추가적으로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 일본을 비롯한 역내 동맹국·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도 했다.

반면 중국 당국은 “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면서 “정세를 격화시키는 어떠한 행위도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도발에 대해 직접적인 평가는 하지 않았다. 앞서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7일 “북핵 해결을 위해서는 미국이 향후 전향적 행동을 취하느냐 여부에 달려있다”고 책임을 떠넘긴 바 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추후 ICBM을 발사할 경우 합동타격훈련을 하고, 괌 주둔 미군의 장거리 폭격기를 동원한 이른바 ‘블루 라이트닝(Blue Lightning)’ 훈련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 북한 미사일 폭발 추정 원인. (출처: 연합뉴스)
[그래픽] 북한 미사일 폭발 추정 원인.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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